<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이하 오뉴블) 시즌7은 다채로워졌다. 갖가지 이슈를 드라마 안으로 가지고 와 그들 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미투 운동이나 이민자 문제에 코미디를 섞어 풀어내는데, 그 재미는 탁월하다. 최근, 많은 드라마가 영화와 같은 결을 택하는 게 많아진 판에 오뉴블은 여전하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훌륭하다. 오뉴블이 시즌 3와 4에서 주춤했다고 느껴졌다면 시즌5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다. 폭동이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든다, 네가 틀렸다는 눈빛으로.
시즌7에 들어서면서 각 캐릭터의 감정 묘사는 더욱 짙어진다. 보다 더 다양하며 깊은 감정을 드러내는데, 모든 캐릭터를 적당히 조명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거기서 나오는 이질감은 없다. 아무래도 마지막을 장식하는 만큼 열연해준 모든 캐릭터에 대한 존경이 아닌가 싶다. 오뉴블의 모든 매력적인 캐릭터를 조명하며 근사한 마무리를 짓는다.
넷플릭스의 수많은 화제작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는 <기묘한 이야기>와 더불어 오뉴블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워낙 탄탄한 드라마라 좋아한다. 오뉴블은 사람냄새가 짙게 나서 좋다. 오뉴블은 파이퍼 커먼이 쓴 동명의 책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여자 교도소에서의 일년>을 원작으로 삼아 젠지 코헨이 제작했다. 여성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 일을 만들고 엮인 모든 캐릭터에게 풍기는 사람냄새, 그 매력 때문에 좋아한다. 교도소에, 마약에, 범죄에, 살인에 수많은 위험한 일과 엮여 이야기가 그려져도 오뉴블에는 위화감이 없다. 오히려 친근하다. 이것이 나에게 교도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지는 않지만 조금 더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했을까 라고 묻는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조금 더 환상에서 머물다 갈 생각이다.
오뉴블은 시즌7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여성 교도소 안의 이야기를 다루며 대부분의 캐릭터가 거칠고, 사연이 있으며 드라마의 수위도 높지만 나는 그 안에서 사람과 삶을 느꼈다. 나 말고 다른 누구는 어떤지, 우리는 나를 제외한 타인에 관심을 가지는지,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들이 행복한지 따위의 것들. 수위가 높고 폭력적인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지만 그러하다. 어차피 다들 한 가지씩은 고민하며 사는 게 삶이지 않은가.
엔딩 크레딧에서 손을 흔드는 배우들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나는 이렇게 또 하나의 행복을 잃었다. 내일은 다른 행복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