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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계채널 이은경 Jan 27. 2022

50주년 생일을 맞은 전설의 시계

하이엔드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대명사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의 모든 것

기존에 없던 스틸 소재의 럭셔리 스포츠 시계 


1875년 스위스 르브라쉬스(Le Brassus)에서 역사를 시작한 오데마 피게는 설립자 가문이 4대째 브랜드의 가치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1972년 파격적인 콘셉트의 로열 오크(Royal Oak)를 출시하며 오데마 피게는 브랜드의 역사뿐만 아니라 파인 워치메이킹 역사에도 큰 변혁을 일으켰다. 당시 하이엔드 시계의 미학적 코드를 완전히 뒤엎은 로열 오크는 기존에 없었던 ‘럭셔리 스포츠 시계’라는 개념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2022년 로열 오크 컬렉션의 출시 50주년을 맞이한 오데마 피게는 화려한 로열 오크 컬렉션 신제품을 공개했고, 이 상징적인 아이코닉 워치의 애니버서리를 기념하기 위해 로열 오크 컬렉션의 역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위기가 기회로, 전설의 탄생 

1969년 쿼츠 무브먼트가 등장한 이후 오데마 피게 역시 위험에 직면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중 하나였다.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상류층을 위한 새로운 시계를 구상하던 오데마 피게는 이탈리아 시장을 통해 스틸 시계에대한 가능성을 전해 듣고,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유례없는 하이엔드 타임피스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1971년 바젤 박람회(당시 스위스 워치 쇼)가 열리기 하루 전날 오데마 피게의 매니징 디렉터였던 조르주 골레(Georges Golay)는 제랄드 젠타(Gérald Genta)에게 전화를 걸어 ‘완전히 새롭고 방수가 가능한 스틸 시계’를 다음 날 아침까지 디자인해줄 것을 의뢰했다.


당시 가장 유명한 시계 디자이너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제랄드 젠타는 이미 파텍 필립의 골든 일립스(Golden Ellipse), 오메가의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 등을 성공시켰고, 로열 오크 이후에는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Nautilus)를 탄생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 제랄드 젠타는 전통적인 잠수복의 헬멧 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밤새 수많은 스케치를 거쳐 로열 오크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제랄드 젠타가 그린 로열 오크 스케치와 최초의 로열 오크 모델(1972년).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그로부터 1년 뒤인 1972년 로열 오크는 바젤 박람회를 통해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었다. 당시는 호화로운 장식이 더해진 작은 손목시계가 유행하고 있었고, 고급 시계들은 대부분 골드로 제작되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큼직하게 제작된 직경 39mm의 로열 오크는 당시 트렌드와 완벽한 대비를 이루었고, 파텍 필립의 골드 드레스 워치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오데마 피게는 이 같은 대담한 행보로 고급 시계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지만, 등장 직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오데마 피게가 몇 개월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로열 오크는 점차 매니아층을 형성했고, 요트 등의 스포츠를 즐기던 상류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데마 피게의 1972년 로열 오크 광고.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시계 디자인의 일대 혁명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에 해상과 관련한 이름을 붙이기를 원했다. 로열 오크라는 이름은 영국의 왕자 찰스 2세(Charles II)가 청교도혁명 때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을 피해 몸을 숨겼다가 살아남게 된 떡갈나무(Oak)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로열 오크의 가장 큰 특징은 팔각형 케이스와 베젤 위로 드러난 8개의 스크루 디테일이다. 시계 케이스에 처음으로 팔각형 디자인을 접목시킨 로열 오크는 8개의 스크루로 케이스를 조립해 어떤 충격에도 분해되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했다. 


1972년에 출시된 최초의 로열 오크 모델 Ref. 5402.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케이스와 일체형으로 통합된 브레이슬릿은 직선형의 각 링크를 2개의 작은 링크들로 연결한 것으로서 로열 오크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가 되었다. 

1972년에 제작된 최초의 로열 오크 Ref. 5402.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익스트림 스포츠를 위한 진화

출시 이후 큰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로열 오크는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나 스포츠 시계애호가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얻은 로열 오크는 1993년 한층 더 과감하고 볼드한 디자인의 ‘로열 오크 오프쇼어(Royal Oak Offshore)’ 컬렉션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표방해 직경 40mm가 넘는 슈퍼 사이즈로 선보인 로열 오크 오프쇼어는 로열 오크 특유의 탁월한 활동성을 보다 확장한 라인이다. 오데마 피게는 출시 이후로 매해 오프쇼어 라인에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다이버 시계 등 다양한 모델을 추가했다.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옐로 골드 백 케이스(2016년).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최신 기술력과 조우한 로열 오크

로열 오크는 2000년대 이후 세계 하이엔드 럭셔리 스포츠 시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며 스포츠 시계의 아이콘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로열 오크의 출시 30주년을 맞은 2002년에 오데마 피게는 아방가르드 콘셉트를 강조한 로열 오크 콘셉트 모델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왼쪽부터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2019년),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2017년),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2020년).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컬렉션은 여전히 다양한 버전으로 재해석되고 있지만 고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에는 거의 변함이 없다. 특히 2012년 로열 오크의 출시 40주년을 맞아 초기 Ref. 5402를 재탄생시킨 Ref. 15202는 ‘로열 오크 점보(Royal Oak Jumbo)’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았다. 2018년에는 케이스 두께가 6.3mm에 불과한 ‘로열 오크 RD#2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Royal Oak RD#2 Perpetual Calendar Ultra-Thin)’으로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 시계는 2019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최고상인 에귀유 도르(Aiguille d’Or)를 수상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로열 오크 출시 50주년 기념 모델

로열 오크 출시 50주년 모델로 출시된 새로운 로열 오크 '점보'. (사진 출처: 오데마 피게)

오데마 피게는 스위스 현지시각 기준 2022년 1월 26일, 로열 오크 컬렉션의 출시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과 소재 그리고 다이얼 디자인 등으로 구성된 로열 오크 신제품을 공개했다. 가장 상징적인 모델인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 씬'부터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 씬 오픈 워크'', '로열 오크 플라잉 투르비용''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50주년 기념 모델에는 모두 특별한 디자인의 로터가 특징인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있다.




출시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 받았던 로열 오크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 시계애호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시계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이 기사는 2021년 3월 8일 출간된 <아이코닉 워치 북>에 소개되었습니다. 현재 <아이코닉 워치 북>은 품절이며, 2월 말 경에 재입고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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