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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칭 Jun 18. 2019

알라딘, 발리우드 영화의 최종 진화판?

인도 발리우드 영화는 시도 때도 없이 춤판을 벌이고 노래를 부른다. 먼지 풀풀 날리는 거리는 무대가 되고 주인공은 물론 지나가던 사람까지 빠짐없이 군무에 참여한다. 스토리를 위한 가무인지, 가무를 위한 스토리인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오죽하면 인도 영화배우 제1 조건이 연기력보다는 춤과 노래라니...  


발리우드처럼 군무와 떼창이 난무하는 영화지만 디즈니의 <알라딘>은 불호가 별로 없을 것 같다. 흥행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5월 23일 개봉한 알라딘은 <기생충>을 17일만에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개봉한 <기생충>의 어마무시한 공세를 이겨낸 셈이다. (물론 <기생충> 자체는 가족무비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국위선양 격려차원의 ‘의리관람’ 행렬을 감안하면 빠른 재탈환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떠올리다  


27년 전 디즈니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90년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전성기를 열어젖혔으며, 디즈니 역사상 가장 성공한 OST로 평가받는 명곡 ‘ A Whole New World’를 선보였다. 이 노래는 93년 아카데미 주제가상, 이듬해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노래’를 수상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KzztvJeQjw

당시 알라딘과 자스민의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던 브래드 케인과 리아 살롱가는 각각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풋풋한 매력을 선보인다. 물론 이제는 어느덧 50세 전후가 된 이들의 노래를 실사판 <알라딘>에서 노래를 들을 수는 없다. 아쉽다면 2015년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23년만에 듀엣을 부르는 영상을 시청해보길 권한다.  살짝 저스틴 비버 느낌까지 나던 케인이 배나온 중년 아저씨가 된 걸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세련된 추억을 선물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eitDnP0_83k

<알라딘>은 27년 전 추억을 고스런히 선사하면서도 더 세련된 방식으로 감동을 배가시켜 준다. 메나 마수드(알라딘)와 나오미 스콧(자스민)이 부르는 2019년판 A Whole New World는 많은 관람객들을 울컥하게 만들법하다. 더구나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수놓으며 부르는 아찔한 영상미까지 4D로 더해진다면 세련된 감동은 끝! 

알라딘이 아그라바 왕국에 들어오며 펼치는 군무와 떼창. [사진 디즈니]

제목에서 살짝 어그로 혹은 낚시였던 ‘발리우드식’ 매력도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다. 지니 역할을 한 윌스미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빛을 발한다. 지니가 알라딘을 왕자로 변신시킨 후 아그라바 왕국을 행진하며 선보이는 스펙타클한 군무와 노래, 궁중에서 열린 파티에서 선보이는 환상적인 알라딘의 댄스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더 매력적으로 변한 자스민 


27년 전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자스민은 영웅(알라딘) 옆에 선 아름다운 공주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당당한 여군주의 풍모를 드러낸다.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아버지에게 ‘왜 그러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마지막 엔딩에서는 악당 자파를 몰아내기 위한 용맹한 면모까지 보여준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사판 <알라딘>의 자스민은 주체적이고 당당한 공주다. [사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버전에는 없다가 이번 실사판에서 새롭게 추가된 OST, 자스민이 부르는 ‘Speechelss’는 자스민의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테마곡이다. 가수로도 활동하는 나오미 스콧의 탄탄한 가창력이 메시지의 울림을 한껏 더한다.   


그들이 내가 말하지 못하게 하거나 나를 막으려 해도/ 난 가만 있지 않을 거야/ 나를 틀에 가두려 하지마/ 나는 그냥 쓰러지거나 죽지 않아/ 나는 침묵하지 않을 거야/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mw5VIEIvuMI

나오미 스콧의 'Spheechless'

와칭 방문해서 더 많은 리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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