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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칭 Jul 19. 2019

빨리 퇴근하고 싶어?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나의 24시간을 쥐고 휘두르는 직장 상사, 더 이상은 못참겠다. 사표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방법은 어떤가. 당신의 상사를 사랑에 빠지게 하라. 작전 짜던 비서들끼리 눈 맞는 스토리란 건 처음부터 눈치챘지만, 알면서도 보게되는 게 로코의 진정한 매력이지! 


줄거리같은 건물에서 워커홀릭 보스를 모시고 일하는 비서 하퍼와 찰리. 까다로운 입맞에 맞춰 매 끼니를 챙겨야함은 물론이고 아들 숙제까지 시키는 상사들 때문에 애인 얼굴 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우연히 서로의 고충을 알게 된 이들은 ‘워라벨’ 확보를 위해 싱글 상태인 자신들의 두 보스를 연애시키기로 한다.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가둬놓기 , 야구장 옆자리 키스타임 등 우연을 빙자한 기획으로 ‘시라노 작전’에 돌입하는 두 사람.  계획대로 상사들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약속하지만, 이거 뭔가 이상한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걸릴 것이다


승질 뿜뿜 존재감 뿜뿜 두 보스. [사진 IMDb]

영화의 초반 재미를 이끌어내는 건 상사에게 호되게 당하는 주인공들의 눈물겨운 분투다. 일 중독에 성격 제멋대로인 상사 커스틴과 릭의 상상초월 비서 괴롭히기는 이런 식이다. 


“내일은 나보다 30분 먼저 나와!”라더니 자신이 몇 시에 나오는지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당신이랑 완전히 헤어지겠다고 전해!” 이혼한 아내에게 연락하는 것도 비서의 몫.


낮잠 자는 상사를 깨울 땐 놀라지 않도록 자장가의 볼륨을 조금씩 높여야 하고, 의사에게 건강검진용 소변도 대신 보내야 한다. 무엇보다 고단한 건 오락가락하는 상사들의 ‘심기 경호’.


어떤 세상인데 저런 상사가 있을리가 싶지만 몇몇 에피소드는 누군가의 면상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 포인트. 상사들의 밉상 짓은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여기고 지나친 분노는 자제하자. 


개성이 부족해 설득력있는 주인공들


보스들의 밥 챙기다 만난 두 사람  [사진 IMDb]

주인공 배우가 둘 다 비교적 낯설다는 게 이 영화의 묘미다. 발랄한 여주인공 하퍼를 연기한 조이 도이치는 <7번째 내가 죽던 날> 등의 영화로 얼굴을 알린 신예다. 찰리를 연기한 글렌 포웰은 미국 남자배우 몇몇의 얼굴을 느슨하게 섞어놓은 것 같은 심심한 매력의 소유자.


오히려 비서를 괴롭히는 유명 스포츠 캐스터 상사 역할의 루시 리우,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투자회사 대표인 닉 역할의 타이 딕스가 더 강렬하고 인상에 남는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로코를 보는 이유는 ‘평범한 나에게도 혹시 저런 사랑이?’라는 어떤 부질없는 기대 아니었던가.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들의 밋밋한 캐릭터는 제대로다. 


“그래서 좋아하고, 그럼에도 사랑한다” 


첨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기쁘고.  [사진 IMDb]


결국 로맨틱 코미디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뻔한 이야기 속에 사랑과 연애에 대한 빛나는 통찰이 얼마나 숨겨져 있느냐 하는 것. 그 측면에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영화에는 휴대폰에 메모해놓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써먹고 싶은 대사들이 꽤 된다. 이를 테면 “도롱뇽 한 마리를 너무 사랑해 끊임없이 쓰다듬고 관심을 쏟다보면 죽여버리기 쉽다. 그러니 세 마리의 도롱뇽를 동시에 키우라” 거나, “여자들에게 칭찬할 땐, 자신에게 존재하지만 다른 이들은 못 알아차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칭찬해야 한다” 등등.


무엇보다 여주인공 하퍼의 친구 베카가 약혼식에서 하는 이 명대사가 영화의 주제! 언젠가 사용해 볼 그날(과연?)을 위해 적어두도록 하자.      


“다들 잘 알겠지만 나는 엄청나게 많은 남자를 만났죠. 그 남자들의 많은 점을 좋아했죠. 그러다가 여기 마이크를 만났는데 맘에 안 드는 게 정말 많더군요. 그런데도, 저 남자한테 완전히 푹 빠져버렸어요. 어렸을 때 할머니가 그러셨죠.


‘그래서 좋아하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거야 (You Like Because, and You love Despite)’ 


그 사람이 가진 자질 때문에 좋아하는 거고 그 사람이 가진 자질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거라고요. 마이크,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당신을 좋아해.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 죽겠어.” 


와칭 방문해서 더 많은 리뷰보기 


제목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연출   클레어 스캔론
출연   조이 도이치, 글렌 포웰, 루시 리우
등급   15세 
평점   IMDb 6.5  로튼토마토 91%  에디터 쫌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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