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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치노트 Aug 28. 2023

퀸 프레디 머큐리의 까르띠에 시계

챔피언의 대명사는 We 입니다

글로벌 경매사 소더비(Sotherby`s)가 전설적인 락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Farrokh Bulsara)의 소장품을 공개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소장한 아디다스 하이탑. (사진=Sotherby`s 제공)


1977년 뉴스 오브 더 월드 투어 때 입었던 흑백 스트라이프 수트와 'We are the Champions' 'Don`t stop me now' 'Love of my life'같은 대표곡의 가사를 메모한 자필 노트 등입니다. 클래식한 아디다스의 하이탑도 함께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프레디 머큐리가 소장했던 까르띠에(Cartier)의 클락입니다. 


1925년쯤 만들어진 이 시계는 푸른 네프라이트(연옥)와 주황색 산호 카보숑으로 만든 이 테이블용 시계는 프랑스제로 9월 7일 경매에 오를 예정입니다.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것 같은 이 시계의 예상 낙찰가는 1만~1만5000파운드 스털링. 한화로 약 1666만원에서 2500만원 정도입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까르띠에 클락. (사진=Sotherby`s 제공)

다이얼 소재는 은으로 기요셰 패턴이 적용됐습니다. 핸즈는 블루잉대신 금색 테두리 안에 빛이 은은하게 도는 새파란 에나멜을 채워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더했습니다. 로만 인덱스마다 들어간 아워마커엔 산호와 같은 붉은색, 배젤엔 핸즈와 같은 파란색 에나멜을 채워 통일감을 높였습니다.


니켈 무브먼트는 더 유러피언 워치&클락 컴퍼니(the European Watch & Clock Company·EWC)에서 만들었습니다.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의 에드문트 예거와 까르띠에가 1920년 함께 설립한 이 회사는 까르띠에의 최고급 시계에 들어가는 무브먼트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밸런스 휠엔 바이 메탈 밸런스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밸런스 휠은 밸런스 스프링이 연결된 휠로, 팔렛 포크라는 장치와 연결돼 이스케이프먼트 휠을 작동시킵니다.


이 부품들을 통틀어 조속기(헤어스프링과 밸런스휠)와 탈진기(팔렛 포크와 이스케이프먼트 휠)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감겨있는 시계의 태엽(메인 스프링)이 한번에 주루룩 풀리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풀리도록 제어해 시간이 균일하게 흐르도록 하는 장치들입니다.


쉽게 말해 메인 스프링이 시계를 움직이는 동력이라면, 이 조속기와 탈진기는 시계가 제시간에 맞춰 움직이도록 하는 또 다른 핵심 장치인 셈입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수트와 Don`t stop me now 가사 메모. (사진=Sotherby`s 제공)

문제는 초창기 스틸이나 청동으로 만든 밸런스 휠이 온도 차에 따라 변형되면서 오차가 발생한 겁니다. 온도가 높아졌을 때 밸런스 스프링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탄성이 낮아진 건데요.


이러자 마린 크로노미터를 만든 것으로도 유명한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존 해리슨 등은 바이 메탈릭 밸런스란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밸런스 휠의 테두리는 스틸보다 열 팽창률이 높은 황동으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판은 스틸로 만든 겁니다.


황동으로 만든 테두리의 양 끝이 끊어지게 해 온도가 높아졌을 때 안쪽으로 구부러져 밸런스 휠의 작동 속도를 빠르게 해 오차를 보완한 겁니다. 이후 스틸과 니켈 합금인 인바에 이어 인바와 크롬을 섞은 엘린바, 현대 밸런스 스프링에 사용되는 니바록스 등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면서 이런 온도의 문제들은 조금씩 해결됐습니다. 요즘은 실리콘 스프링까지 등장했죠.


프레디 머큐리가 소장했던 시계는 이처럼 새로운 금속을 적용한 조속기와 탈진기가 보급되기 전 옛날 방식의 밸런스 휠이 적용됐습니다. 시계 하단에 파여있는 홈은 펜 받침대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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