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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치노트 Sep 24. 2023

쇳덩이가 튜더의 블랙베이로 탄생할 때까지

시계가 워치메이커를 만나기 전까지

롤렉스(Rolex)의 산하 브랜드 튜더(Tudor)가 지난달 말 재밌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두껍고 긴 스테인리스 판에서 잘라낸 쇳덩이를 눌러 자신들의 대표 라인인 블랙베이의 케이스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한 것입니다.

찾아보니 튜더는 브론즈를 통해 브래슬릿을 만들거나, 튜더의 상징인 스노우플레이크 핸즈를 만드는 영상을 과거에도 짧게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시계 제작 과정을 대중적인 콘텐츠로 만들 땐 재미를 주면서도 지루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빼는 중용이 필요한데, 튜더는 과감할 정도로 간결한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시계 부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줬습니다.

구멍이 뚫린 블랭크와 케이스. (사진=Tudor 제공)

블랙베이 스틸 모델의 케이스는 단연 316L 스테인리스 스틸입니다. 롤렉스에서도 사용하는 소재로 유명한데, 부식과 충격에 강한 높은 내구성이 특징입니다. 특히 섬세한 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도 있고요.


튜더의 케이스 제작은 두껍고 긴 316L 스테인리스 스틸 판('블랭크·Blank' 라고 부릅니다)에 줄줄이 구멍을 뚫으면서 시작합니다. 이 구멍엔 나중에 글라스가 들어갑니다. 블랭크의 두께는 케이스보다 조금 더 두껍습니다.


각 구멍을 중심으로 블랭크를 잘라낸 뒤 성형을 거쳐 케이스가 탄생합니다. 케이스는 열처리 등 다양한 강화 과정과 연마를 거쳐 시각적인 재미를 더합니다.

공정을 거치는 다이얼과 완성된 블랙베이. (사진=Tudor 제공)                                                                

튜더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작업하는 과정은 복잡하지만, 이를 통해 블랙베이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1969년 Ref 7016과 7021에 처음 등장한 스노우플레이크 핸즈가 생산되는 과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발광 도료를 기존 핸즈들보다 많이 입혀 다이버들이 물속에서 한눈에 시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시인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핸즈는 2012년 바젤월드에서부터 블랙베이와 펠라고스 등 튜더의 인기모델에 사용되며 롤렉스의 메르세데스 핸즈만큼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이얼 내부가 찍힌 리본을 스탬핑 머신에 넣어 핸즈로 만드는 과정과 완성된 핸즈. (사진=Tudor 제공)

스노우플레이크 핸즈 생산 과정은 얇은 황동판(리본·Ribbon)에 스탬핑 머신으로 핸즈 모양 구멍을 뚫으면서 시작합니다. 이 빈 곳이 나중에 도료 등이 들어가는 핸즈의 '안쪽'이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빈 곳은 핸즈와 모양새는 똑같지만 크기가 조금 더 작겠죠.


앞서 케이스를 만들 때처럼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리본의 두께는 핸즈와 비슷한 것이 특징입니다. 케이스를 만들 때 쓰는 블랭크는 생산하고 마감하는 과정에서 두께가 조금 얇아질 걸 고려해 케이스보다 조금 두꺼운 거겠죠.


'핸즈의 안쪽'을 뚫은 리본은 처음보다 조금 더 큰 핸즈 모양의 스탬핑 머신으로 다시 구멍을 뚫습니다. 이렇게 하면 속이 빈 핸즈들이 떨어져나오겠죠. 이후 핸즈 내부를 야광도료를 채우고 마감을 거쳐 워치메이커들에게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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