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맨 리뷰>: 태생적 이방인의 삶과 죽음
이 영화의 제목은 <아이리시맨>, 즉 <The Irishman>이다.
즉, 프랭크 시런이 아일랜드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제목이다.
주인공 프랭크 시런은 2개의 조직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간다.
1) 노동조합
2) 마피아
프랭크가 젊을적 두 조직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일종의 동경이었다.
내가 몰래 고기를 빼돌려도 판사가 회사를 질책하게끔 만드는 '힘을 가진 조직' 노조
이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모든 일을 꿰뚫고 주관하는 '힘을 가진 조직' 마피아
프랭크 시런은 이 두 준거집단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노조의 리더인 지미 호파
마피아의 리더인 러셀 버팔리노
둘의 온갖 잡일들을 대신해주면서.
그렇게 그는 두 조직에 조금씩 녹아드는데에 성공한다
그리고 각 조직에서 그의 상반된 정체성이 형성된다
노동조합에서의 프랭크 시런,
그는 외부인으로 들어와 내부자가 되고,
리더인 호파의 친구가 되고, 노조 지부장 자리까지 올라간다
반면 마피아에서의 그의 정체성은 한가지 단어로 정리된다
<아이리시맨>
이탈리아계가 장악한 마피아 조직 내에서
그의 태생적 한계는 <아이리시맨>이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마피아의 리더 러셀은 끝까지 프랭크에게 더러운 요구만을 한다.
결국에는 프랭크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돕고싶어 했던 호파를
프랭크의 손으로 직접 죽이게 만든다.
그리고 말년에는 결국 프랭크를 비롯한 모두와 함께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호파의 태도는 정반대다.
그는 프랭크에게 계속되는 요구가 아닌 감사를 전한다.
프랭크를 챙겨주기 위해 그에게 노조 지부장 자리를 맡겼고
노조는 프랭크에게 감사와 공로의 상을 수여한다.
그리고 호파는 끝까지 주변에 의리를 지키고 홀로 감옥에 들어간다.
이 상반된 두 조직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프랭크는 스스로 '아이리시맨'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자신을 진짜 친구, 진정한 내부자로 받아주는 호파와 노조가 아닌,
자신을 끝까지 이방인으로 규정하는 마피아를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이방인이 되는 결과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는 프랭크가 가족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끝내 거부당하게 된 것과도 관계가 있다.
프랭크의 가족들은 본능적으로 러셀과 마피아를 거부한다.
반면 호파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여기고 잘 따른다.
결국 프랭크가 가족을 무시하고 러셀을 선택함으로써 호파를 배신한 결과는
프랭크 가족의 파국까지 이어지게 된다.
프랭크는 마피아로부터 알게 된 아이린과 결혼하기 위해 아내 곁을 떠났고
프랭크의 딸들은 평생 프랭크를 거부했다.
러셀이 프랭크에게 호파를 죽여야만 한다며 프랭크에게 반지를 주는 장면이 있다.
이 반지는 세상에 3개밖에 없다.
하나는 러셀 자신의 것,
다른 하나는 안젤로의 것,
그리고 프랭크는 세상에서 이 반지를 가진 유일한 '아이리시맨'이 되는 것이라고.
상당히 모순된 장면이다.
굉장히 특별한 존재, 특별한 친구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반지처럼 이야기하며 프랭크를 현혹시키는 와중에도
끝까지 프랭크는 이 '아이리시맨'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을 그 한계 속에 스스로 가둬놓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의 선택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된 것이다.
아이리시맨은 결국
결코 섞여들어갈 수 없는 조직을 위해
진정한 친구를 배신한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프랭크 자신의 처지를 나타내는 제목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