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재능

저 사람은 뭘 했어도 성공했을까?

by 고라니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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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돌다 보면 어떤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거나 유명한 사람의 게시물이나 기사에서 이런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저 사람은 뭘 해도 성공했을 듯", "나도 저렇게 성공하고 싶다" 또는 "다른 일 했어도 성공할 재능이네" 같은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댓글. 물론 극찬이다. 하지만 필자는 묘하게 씁쓸한 감정이 든다. 이유가 뭘지 마음대로 읊어보자.


먼저 성공의 정의란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라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성공이란 출세한 사람을 일컫는 쪽에 가깝다고 본다.

언젠가 사람의 유형을 이렇게 나눈 것을 본 기억이 있다.

- 된사람: ‘참되고 정직하며 괜찮은 사람'

- 난사람: ‘능력 있고 유명한 사람’

- 든사람: ‘학식 있고 똑똑한 사람’

출처 : 시정칼럼(https://www.sij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9045)

마음이 따뜻한(혹은 따뜻할지도 모를) 귀하의 시선보다는 사회생활에 물든 물질만능주의를 가진 사람의 시선으로 저 유형을 바라보자. 어떤 사람을 성공했다고 평가할까? 아마도 다수가 난사람≥든사람>된사람을 기준으로 성공의 잣대를 삼을거라 크게 의심치는 않는다. 게다가 난사람과 든사람에게 사람들은 알아서 재능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성공한 삶이라는 트로피를 안겨준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된사람의 사례 또한 커뮤니티나 뉴스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때 사람들은 난사람과 든사람과 같은 가치의 트로피를 된사람에게 수여하는 편일까? 칭찬은 하지만 성공한 삶이라는 트로피까지 줄지는 사실 의구심이 든다.


과거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한 햄버거 가게 앞에 온화한 인상의 노숙자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대부분 사람에게 노숙자는 기피 대상이지만 당시 개념 없는 필자에겐 좋은 말동무를 얻을 기회였다. 가장 저렴한 버거 세트를 사서 그에게 정중히 같이 식사하길 권유했고, 이내 우리는 주차장 구석에 쭈그려 앉아 햄버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었다. 놀랍게도 그는 과거 목수였으며, 작은 사업을 운영하다 파산 후 악착같이 일해서 겨우 은퇴한 인물이었다. 따라서 노숙자라기보다는 방랑자에 가까웠다. 현재는 은퇴 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중이라 말했었는데, 여기서 이 질문을 안 던질 수가 없었다. "대체 얼마나 좋은 일을 하길래 이렇게 막 돌아다니고 있나요?" 그의 답변은 쿨했다.

그냥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냄새나는 것을 치우고 있으면 그것을 같이 치우고, 노약자가 잔디를 못 깎아 곤란한 마당의 상태를 보고 무료로 잔디를 깎아주고.. 더럽고 잡다한 일들을 알아서 처리해서 그런걸까? 사실 행색이 매 초라해서 필자도 노숙자라 착각했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비록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행적이 인생의 성공이라고, 아무래도 사업보다 이런 일에 재능이 있는거 같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당시 감명받은 필자는 햄버거 세트 외에 밀크쉐이크를 추가로 쏠까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을 수 있었다.

저 초라한 전직 목수 노인을 보고 귀하는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성공한 삶일까 아니면 사업에 실패한 마음씨는 착한 목수일까? 필자는 그가 오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성공을 일구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재능은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그린 것을 이루면 그것 성공이다. 그 재능이 비록 부(富)와 좋은 평판을 이끌어 낼 수는 없더라도, 또는 누군가 보기에 대단한 재능은 아닐지라도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재능이 있으며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각자의 재능을 발견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게 필자의 사견이다. 사실 필자도 성인이지만 여전히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중이며, 필자만의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명인의 천재적 재능이나 그에 따른 성공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우리도 모르게 내면에 묻혀 있는 씨앗이 있을테니까, 그 씨앗을 찾으면 싹 또한 언젠가는 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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