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스레드란 SNS에 질문을 올렸다.
39살은
청년일까?
중년일까?
조회수는 1000회가 넘었고 답글이 44개나 달렸다.
많은 이들이 "청년"이라고 답했다. 어떤 이는 "청바지 입으니까 청년"이라는 유쾌한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중년이라고 보는 사람도 소수 있었다. 청년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도 그 중 하나였었다.
나는 빠른 생일이어서 39살이지만, 사실 40살 친구들과 함께한다.
그렇다면, 40살은 청년일까? 중년일까?
이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건,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난 한 모임에서였다.
코로나 전에 함께 만난 이후, 고등학교 동아리 친구들 중 친한 셋이 뭉친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못만났던 기간 동안 친구들은 엄마가 되었다. 아직도 엄마라고 말하면 믿겨지지 않는 고등학교 친구들이었다. 자신들의 딸과 아들이야기도 간간히 했지만, 그것말고도 공감대형성이 많이 되었다. 친구들과의 수다가 내 마음을 충족시켜주었다. 비록 평일 점심시간과 오후시간을 겹쳐서 만난 3~4시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말이다.
세월을 함께 한다는 건, 지금 내가 글자로 쓴 의미보다 엄청난 뜻이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가장 와닿았던 건 '우리가 중년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더 이상 청년이 아니고, 패기와 도전으로 똘똘 뭉친 때가 아니란 것. 그것은 나에게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사실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어린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이다. 30대 초반에 나는 실제로 나이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마흔에 들어서니, 나이는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의학계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인(factor)에 나이는 꼭 있지 않는가?
어떤 의사 선생님은 20대때 암이 걸린것과 80대때 암이 걸린것에 대한 대응은 완전 달라진다 했다. 생명에 대해서 모두 소중하고 가치있는건 인정하지만, 20대의 삶의 가치와 80대의 삶의 가치를 저울질 해보면 어떤 생명이 더 지켜져야 하는지 이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응급사항 시 어린아이부터 구하는 이유는 그 어린 아이가 미래의 꿈과 희망이기 때문 아닐까?
중년이 되었다는 것, 마흔이 된다는 것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살면 좋은 어른이 될 것 인가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해왔고, 이제 내 삶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어떻게 살아야 중년의 삶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지금의 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지금까지 난 어떻게 살아냈는가?
지금 난 곰곰히 나의 중년의 초입을 잘 다지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해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