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첨물 Sep 18. 2021

왜 주변엔 여성 엔지니어가 적을까?

다양성이 창조력의 힘을 가진다.

난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좋아한다.

자연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열역학 법칙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그레이 색보다는 무지개 색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그래서 사회의 진보는 산포가 늘어나되, 평균의 이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절대성보다는 상대성이 삶을 좀 더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생각을 가진 부류이다.

물론 인정한다. 그 반대편을 좋아하는 사람도 지구에는 거의 같은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을...

그것 또한 다양성의 한 부류로 인정할 수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며 개발 업무를 하다 보면 남성 엔지니어들과 여성 엔지니어들의 수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부서별 차이는 있기 때문에 여성이 더 잘하는 업무에 여성 비율이 높고, 남성이 잘하는 업무에 남성 비율이 높은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과거 기억을 떠 올려보면  남자 엔지니어가 거의 회의실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개발 제품을 논하는 자리에 남성 임원 한 분 밑으로 서른 명 남짓의 엔지니어가 안건을 가지고 회의를 한다. 그런데 여성 엔지니어는 한 명. 많으면 두 명이었다.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조직이 서른 명 남짓인데 한 명이 여사원이다. 그 조차도 곧 퇴사하여 다른 회사로 갈 예정이다. 왜 회사는 여사원이 오래 다니기 힘든 조직이 되었을까? 기본적으로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모른다. 디테일이 안 보인다.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으로 큰 문제점으로 연일 뉴스에 도배가 된 지 오래다. 올해는 신생아가 20만 명대라는 둥 지방의 대학들은 학생수를 채우지 못해 문을 닫는다는 둥 인구 감소에 의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점이 빙하 녹듯이 무너져 내림에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 진보 정부의 여성 우대 정책들이 나오면서 젊은 남자들의 반발로 보수 정당 지지율이 높아진다. 20대 남자들도 살아가기 어려운데 왜 역차별을 감내해야 하느냐 반응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선거 구호로 당선이 된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흐름이 도대체 답이 보이질 않을 것이다.  


그럼 다시 내 주변부터 보자. 도대체 남자와 여자의 능력의 차이가 있는가? 대학 합격률은 오히려 여자가 높다.


그런데 대학 계열별 남녀 졸업률을 보면 공학계열에서 남녀 차이가 매우 크다. 4:1 수준으로 남자들이 공학계열에 집중되어 있다.

여성가족부

계열별 취업률을 보면 의학계열을 제외하고 공학계열이 높다.

교육부

그러면 답은 나온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공학계열 대학에 더 많이 들어가고, 공학계열이 훨씬 취업율이 높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직장인들은 남자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한발 더 들어가 보자. 30대 기업의 남녀 지원의 비율은 2019년에도 남자 대 여자가 4대 1 수준으로 벌어진다.


제조업 위주로 갈수록 남녀의 성비는 4:1에서 9:1 수준까지 높아진다.

또한 남녀의 근무 연수도 남자가 여자 대비 평균적으로 1.5배 정도 높다.

 

이렇게 되니, 여성 임원의 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성 직원이 많은 화장품 회사도 남성 임원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니 남자 직원이 훨씬 많은 회사는 여서 임원이 거의 0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내가 왜 제조업 회사에서 여성 엔지니어를 잘 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면 IT 계열의 대표적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제조업보다는 훨씬 남녀 성비율 차이가 적다.

그럼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남녀 비율은 어떻게 될까? 대략 7: 3 ~ 6: 4 수준까지 비율이 비슷해진다.



인권에 대한 의식 수준의 발전 단계가 있고 그 수준을 가진 국민들이 만드는 국가의 발전 단계가 있다.

대한민국은 남녀의 성평등 지수로만 볼 때는 매우 후진국 수준이다. 남녀의 교육 수준은 비슷하게 왔으나 사회 참여율의 현격한 차이와 그 사회를 유지하는 기득권이 남성들에게 과몰입되어 있는 수준이다.

여성가족부(2018)

그리고 다시 돌아본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아닌 IT 계열의 회사도 더 많아지고, 사회계열, 인문계열 전공자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도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인문계, 자연계를 나누는 것 조차 폐지되는 교육 시스템이 되어야 하고 근본적인 대학교육 시스템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성은 알아야 한다. 현재의 이 부자연스러운 불균형이 좀 더 균형이 잡히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 특히 여성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사회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여성, 소수자, 이민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최근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의 여성 인권에 대한 뉴스가 떠 오른다. 그리고 전통 의상을 입는 것으로 SNS 운동을 하는 아프카니스탄의 여성들의 안타까움까지...

 젠더 이슈를 내세우며 2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보수의 가치가 아닌, 인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중요시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BC (부르카를 입은 여성, SNS를 통한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


마지막으로 다양성이 창조력을 가진다는 믿음을 통해 앞으로 한국의 기업문화도 바뀌길 바란다. 그것도 투박한 남성의 시각이 아닌 세련된 여성의 시각으로.

조직문화가 단순한 임금의 문제가 아닌 삶의 터전의 관점으로 깊은 연구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DP 속에 나오는 군대 문화가 더 이상 기업문화의 뼈대가 되지 않는 그런 기업들이 앞으로의 세상에는 더 많이지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폴드 3...구매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