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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Jan 29. 2023

시몬 베유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고 관심을 가진 사람



1월 독서모임 책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였다.

작가는 여러 명의 철학자들을 흔들리는 기차를 타면서도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넣어 가며 가볍게 쓴 책이지만 왠지 알맹이는 없고 겉모습만 살짝살짝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중에 처음 들어본 이름에 관심이 갔다.

"시몬 베유"

그리고 그녀에 관해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아래 유튜브를 보고 그녀에 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녀가 참전한 스페인 내전까지 조사해 보았다.


https://youtu.be/3-naTY-Y1bE


그리고 그녀의 삶에 관해 쓰인 책과 그 번역을 했던 김은숙 (김백리)의 삶까지도...






유가에서는 인간의 공감능력과 그에 따른 배려를 인간의 타고난 본성으로 여겼다. 타고난 공감능력과 배려정신은 바로 인仁을 말한다. 『 맹자孟子』에서는 이를 ‘측은지심惻隱之心’을 통해 설명한다. 만약 지금 우리 눈앞에서 한 어린아이가 우물에 막 빠지려고 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어떠한 계산도 하지 않고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맹자는 자기 이익을 계산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발동하는 이 순수한 마음이 측은지심이고 이것이 곧 우리 마음속에 공감과 배려가 타고난 것이라는 증거라고 하였다.

[참고 : 문화재청 소식지 전통사상 속 공감과 배려]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지만 실제 그다음으로 나가가는 것은 쉽지 않다. 궁궐에서만 살던 싯타르타가 가난한 마을의 굶주리고 죽어가는 모습에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뛰쳐나가 그들과 함께 '고통'을 공감하며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도'를 깨친 이야기는 '성자'의 이야기일 정도로 '범인'들은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그러나 시몬 베유는 그런 삶을 살았다. 극심한 두통에 본인이 고통스럽게 살지라도 철학 교사를 잠시 쉬고 현장으로 들어가서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공감했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진리, 하나님은 그와 같이 낮은 자, 고통받는 자들에게 있으므로 그들과 같은 시선을 가질 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철학을 가르쳤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러나 당시 사회는 선생의 위치와 노동자의 위치는 서로 다르다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겨 계속 다른 곳으로 발령을 보냈다. 

철학 교수가 노동자와 빵을 먹고 빵값을 대신 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비난했을 때, 시몬 베유는 인도의 '카스트제도'와 같은 신분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에 대해 대항했다.


그리고 참전한 스페인 내전. 비록 몸이 약하여 좌파 인민전선 측 취사병으로 일했지만 현장에서 반란군에 가담한 어린 소년을 사살하고, 가톨릭 신부들까지 사살하는 군인들을 보고 결국 현실의 냉혹함 속에서 가톨릭에 귀의하며 종교, 신을 통한 진리를 추구했다


스페인 내전은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처럼 많은 지식인들이 직접 좌파 진영에 참여해서 싸웠지만 2차 세계 대전 전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속에서 반란군 프랑코 장군 측이 승리했고, 오랜 군부 독재 후 다시 왕정 복귀. 지금의 스페인이 되었다.


 



한 여자의 삶과 철학적 사고의 영향력, 그리고 그 삶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그녀의 삶은 한국의 5.18 이후 군부 독재 시절 노동운동에 영향을 주었고, 많은 지식인들이 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었던 것 같다. 대학생 때 고민했던 여러 화두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것이 '진리'를 탐구하는 지식인들이 왜 낮은 자, 고통받는 자, 노동자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는지 그녀의 삶을 통해 영향을 받았을 줄이야...


그러나 21세기 현실은 복잡하다.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자본을 이용해 투자를 하거나 부동산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한다. 여전히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재벌 오너들의 영향을 받은 정부, 그래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고, 법인세는 낮추려고 한다. 그리고 그 언론에 기만당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까지...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역사가 글로 기록되고 후세에 전해질 때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소박한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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