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다.
유난히 성탄절 같지 않은 이 시절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친구가 하늘나라에 갔다는...'
아...
눈물이 났다.
아플 때 전화라도 한 번 더 해 볼걸
카톡으로만 안부 전하며 메시지를 보냈는데...
5년간 병마와 싸우며 고생했던 그의 인생이 카카오스토리에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유언도 함께...
저와 인연을 맺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말씀을 꼭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새벽 2시 45분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갑니다.
그리고 떠올려보았다. 기억 속에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고등학교 때 집과 학교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다. 당시 버스 노선이 있었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서 아침엔 탈 엄두가 나지 않았던 시절...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그 친구와 집에 오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집에 오는 가로등 길 언덕을 오르고 내려오는 장면이 떠 오른다.
유난히 성격이 밝고 축농증 때문에 고생했던
고등학교 힘든 시절을 같이 했던 친구다.
그때 같이 했던 친구들
기억이 아른거려 이름조차 기억이 안 나는 얼굴들
그 시절의 친구였다.
그리고 4년 전쯤
그 친구가 아프다며 20여 년 만에 친구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죽기 전에 같이 한번 보자며 본 동창회였다.
두해 정도 그 친구를 보았고
아픈 몸이었지만 유쾌하고 도인스러운 말을 했다.
그리고
작년, 올해 송년회 때는 보지 못했다.
1월 1일 다 같이 병문안 가자고 하고 헤어지고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는데
'하나도 안 변했네 ㅋㅋ' 하며
답장을 주었을 그 친구는
그때 유언의 마지막 글을 쓰고 있었을 줄이야...
성당에서의 '사도 예배'는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천국에서,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부활을 믿는다며 신부님의 목소리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조용히 그를 떠나보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진한 아메리카노에 카페에서 들어오는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쓴다.
그리고 다짐한다.
더 많이 전화하고
만날 수 있을 때 한번 더 볼 수 있도록 해야지
마흔이 넘어가면서
친구가 죽을 수 있구나 하고
처음 느꼈는데 앞으로 이런 시간들이 더 많겠구나 싶으니
무엇을 위해서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았나 싶다.
세상 속에 많은 이들이 생존을 위해 뛰어다니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또 죽어가고 있었는데
한발 물러서 보니 이제 그 모습이 보였다.
이곳이 '세상'이었구나
그리고 그 '세상'을 잠시 '소풍'이라 말하며
그동안 맺은 인연들에게 '사랑'한다며
떠난 친구...
나 또한 이런 기억으로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새겨졌다가
지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 사람 한 사람 인연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잘 가라.
그리고 다른 세상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