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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Mar 03. 2018

어머니를 모시고 유후인을 가다.

어머니, 이모님 그리고 나

일본은 출장으로 여러 번 다녀왔었지만

여행으로는 처음이다.

그리고 60이 넘으신 어머니와 이모님을 모시고 여행 가는 것은 더더욱 처음이다.

처음 해외여행 나가시는 이모와 30여 년 만에 일본에 가시는 어머니는 설렘으로 여권을 만드셨다.

아들과 조카만을 믿고...


온천여행이 좋다는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덜컥 오이타행 왕복 항공권을 예매한 후

며칠간 일정을 짜느라 끙끙거렸다.

그리고 일본어 온라인 수업도 한 달 들었다.


여행을 마치고 온 지금 돌아보며 드는 생각은

자알~~ 갔다 왔다. 어머니와 이모님의 만족도는 100%를 넘는듯했다.

패키지가 아니므로 융통성을 가지고 일정을 조절해가면서 '쉼'이 있는 여행을 만들었다고

나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다만 갔다 와서 피곤함이 몰려와 쓰러져 잤지만 ^^



일정은 도시가 아닌 자연 풍경을 보는 일정으로 짜 보았다.

이튿날 다자이후에서 쇼핑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셋째 날 아침에 아소산을 갔다 온 것 말고 대부분 일정에 맞게 다녔다. 다만 엑셀 표에서는 운전 거리를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이패스 거리를 보니 600km...


출발일 탑승시간이 7시 반이라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장기주차장에 주차한 후 공항에 도착한 후 먼저 "포켓와이파이"를 빌렸다. 이 녀석 덕분에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맘껏 쓸 수 있었다. 3박 4일에 3만 원 정도 했으니 괜찮은 가격이었다. 정신없이 두 분을 모시고 비행기를 타는 데까지는 성공...




오이타 공항은 작은 버스터미널 같은 분위기였다. 안 되는 일본어로 우선 렌터카를 찾아야 했는데, 다행히 공항 안에 렌터카 데스크에 친절한 할아버지? 가 안내해주셨다. 봉고차 같은 걸 타고 바로 옆 렌터카 업체까지 이동 후 드디어 차를 빌렸다. 비츠... 3박 4일 600km를 달렸는데, 연료 두 칸이 남을 정도의 우수한 연비에 강추


오이타 공항에서 나와 첫 번째로 간 곳은 기츠키 성 옆 300년 된 와카에야 식당

너무나 친절한 식당 아주머니께서 11시부터 식사가 된다고 성에 갔다 와도 된다고 길을 알려주셨다.

기츠키 성은 일본 성의 모습답게 몇 단으로 기와가 있었고, 처마 부근엔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보던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아닌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와카에야 식당은 일본 천왕들이 몇 대에 걸쳐 방문했다고 자랑하시는 아주머니 설명에 잔뜩 기대했었는데, 식사는 매우 단출하였다. 소고기에 뭇국? 같은 것... 그래도 속이 매우 편한 음식이어서 새벽같이 나온 우리 셋은 만족하며 식사를 했다.


배도 부르고 해서 천천히 벳푸의 지옥온천으로 운전을 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좌측통행 운전은 조금씩 적응해가며 조심조심 운전을 했다. 전화번호를 찍어 네비의 목적지를 찾는 것이 매우 간편했다.

지옥 온천에 도착해서 처음 들어간 곳은 "가마도 지옥"

패키지로 온 사람들이 잔뜩 들어가서 뭔가 했는데, 너무 복잡하고 냄새도 안 좋았다.

달걀 사서 먹는 사람들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나와서 간 곳은 "우미 지옥"

훨씬 넓고 시원하게 탁 트인 곳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온천물에 발을 담그는 곳이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100년 된 빵집인 "토모나가"

현지인들에게 더 유명한지 조그만 가게는 정신없이 빵을 고르는 사람과 계산하는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이제는 숙소가 있는 유후인으로 가는 길...

벳푸에서 유후인으로 넘어가는 길은 민둥산을 넘는 산길이었는데, 정상 부근에 오니 너무 멋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콘셉트 사진~~


숙소인 하나노 쇼는 2월 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공중목욕탕이라고 했지만 온천을 혼자나 둘이 이용했다.

너무나 좋아 아침, 저녁 두 번씩 이용했다.

어머니와 이모님이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둘째 날은 고쿠라성을 보기 위하여 기타큐슈로 향했다. 기츠키 성과 비슷했다.

그리고 다자이후 텐만구로 이동

그전에 "스시 에이"에서 점심 특선 회... 한국 사이트 블로그에서 소개가 돼서 그런지 한국 사람이 많아서 줄 서서 먹었음.

그리고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돈이 들어온다는 소를 한번 만지고 쇼핑.


시간이 많이 소비가 되어 아소산은 못 가고 숙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온천... 새벽에도 다시 한번 온천... 너무 좋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곳에서 여유를 느끼는 온천욕^^




다음날은 날이 흐렸다.

유후인 거리를 돌아보려다가 차라리 어제 못 간 아소산으로 길을 잡았다. 안개가 너무 많아 정상 부근까지 올라 간 후 정상으로 가는 로프웨이나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았다.

아쉬움 속에 사진 한 컷 찍고 내려오면서 마그마로 인한 독특한 풍경에 여러 곳에서 사진 찍고 내려왔다.



그리고 유후인으로 돌아와서 유후인 거리를 돌아보고, 맛있다는 크로켓 가게에 들러 몇 개 산 후 다시 숙소로...



다음날은 아침 일찍 오이타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숙소에서 아침을 꼭 먹고 가라는 바람에

일찍 일어나 긴리코 호수를 둘러보았다. 일찍 나와 산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인 듯...



그리고 드디어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열심히 공항으로 갔다.

공항 근처에서 주유하고 차 반납하고 공항까지 1시간 걸렸다. 중간에 140km/h로 달리기도...


공항이 작아 출국 수속도 매우 간단하게 했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으로...



이번에 어른들을 모시고 온천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패키지가 아닌 렌터카로 자유여행하는 게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는 것과

많은 곳을 움직이기보다, 온천 및 간단한 산책, 또는 자연 풍경을 보는 코스로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총경비는 3명에 3백20만 원 정도... (선물비 빼고)


"쉼이 있는 여행"이었다.

어머니와 이모님도 너무 만족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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