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에서 기차를 타고 북경으로...
동창회에서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이번 겨울 친구와 같이 "두 아빠와 두 아들들의 중국 여행"이 이루어졌다.
3박 4일의 상해-북경 여행...
조금만 일정이 늦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북경에서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을 갔다 온 후 조용히 그 짧고도 바빴던 시간들을 반추해본다.
상해 푸동 공항에서 자기부상 열차를 타고 도심으로 들어갔다. 뭐지? 430km/h?
보고도 믿기지 않는 속도에 놀랐다. 430이 되는 순간 모두들 스마트폰으로 속도 표시판을 찍었다.
20년 전 대학생 때 가 보았던 중국의 이미지는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그야말로 변화의 시대였다. 그리고 2017년 지금 중국은 엄청난 발전의 그 상징이 되었다.
3박 4일 일정 짜기
인천에서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간 후
열심히 하루에 상해 임시정부와 와이탄 동방명주를 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상해 홍교 역으로 간 후
북경행 고속철을 탄다. 5시간 동안 기차여행을 즐긴 후 북경남역에 도착한 후 숙소에 짐을 푼다.
천안문 광장 가기 전에 전대문 앞 중국식 짜장면을 먹고 본격적으로 자금성을 구경한다.
다음날 아침은 밴을 빌려 만리장성으로 일찍 출발한다. 점심을 만리장성 앞 식당에서 먹은 후
이화원으로 출발. 이화원을 본 후 버스를 타고 왕푸징 시장을 구경한 후 전취적에서 베이징 오리고기를 먹음
다음날은 숙소 옆 천단공원 구경 후 홍교 시장에서 쇼핑 후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으로 출발. 귀국
친구의 일정표를 보고 별생각 없이 그러자고 했는데, 막상 갔다 온 후 생각해보니 초등학생 4명을 데리고 이동하는 여행치 곤 매우 힘든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그 일정을 소화하려고 노력한 친구와 새벽잠을 이기고 즐겁게 움직여준 아이들이 고맙다.
중국에 대한 일반적인 여행기가 아닌 좀 특별한 인상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지하철이든 버스 정류장이든 광고판 중앙에는 QR 코드가 들어가 있다. 약간 일본 분위기의 광고 이미지가 낯설다.
위챗 페이 사용해보기
중국은 신용카드보다 현금이나 위챗 페이, 알리페이를 사용한다고 듣고 시험 삼아 위챗 페이 5만 원을 충전해갔다. 충전하는 방법은 우선 위챗을 깔고, 한국의 '아이러브코인'에서 충전했다. 환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자주 중국 출장 가는 사람들은 좋다고 했지만 해킹 등이 우려되어 시험 삼아 5만 원만 충전해본 것이다. 그리고 상하이 예원에서 가족 옥도장 새기는 데 사용해보았다. 매점마다 있는 두 종류의 QR 코드. 위는 알리페이, 아래는 위챗 페이다. 스마트폰의 위챗 앱에서 QR 코드 스캔을 한 후 비밀번호를 넣으면 끝.
중국은 공항 검색대와 같은 X-RAY 투시기가 모든 지하철 타는 곳에 있다.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지하철을 타려면 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소 두 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이 일을 한다. 칼과 폭탄을 검사하는 것일까? 상해와 북경 모두 지하철을 타려면 길게 줄을 서서 짐을 검사한다. 지하철 역을 나와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또 짐 검사를 한다. 누구 하나 불평을 할 만도 한데, 이들은 일상으로 받아들인 듯하다.
두 번째 프리 와이파이가 감시당함
중국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접속을 시도해보면 곳곳에 아래와 같이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온다.
심지어 호텔 방에서 접속하려고 해도 방 번호를 넣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상해 홍교 역에서 와이파이 접속하려고 했더니 스마트폰에 뜬 화면
얼마 전 중국 광군제 때 1시간 만에 10조 원의 매출이 발생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구글과 페이스북을 차단하고 와이파이까지 감시하는 모습이 한국인으로서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새벽 기차를 타려고 나섰던 5시~6시에는 공무원 출근시간 전이라 그런지, 지하철 검색요원이 없었다.^^
2017년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정도라고 한다.
지하철 검색 요원뿐 아니라 붐비는 버스 정류장마다 안내원들이 서서 사람들을 안내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주황색 털모자와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자금성과 이화원 근처뿐 아니라 도시 곳곳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뿐 아니라 별 필요 없을 곳에 한 두 사람씩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점점 자동화되고 있는 기술 속에서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하다.
아래는 지하철역에 표 사는 매표소가 없이 자동 매표기 앞에서 아이들이 직접 표를 사는 모습
상해 거리를 걷다가 테슬라 매장에 가서 구경을 했다. 세계에서 전기차의 45%가 중국에서 팔린다. 그리고 테슬라보다 더 전기차 매출이 높은 중국 회사 BYD가 있다. 이제 짝퉁과 모방이 아닌 산업을 앞서 나가고 있다.
아래 사진은 북경에서 테슬라 두대가 충전 중인 모습
DJI 매장 구경. 드론계의 애플이라고 알려진 DJI의 각종 드론을 보았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을 만들고 있는 DJI...
복잡한 도로. 자전거와 사람들이 엉켜있다.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사람들이 움직이고 곳곳에서 크락션이 울려댄다.
그리고 자금성과 만리장성과 같은 곳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곳. 아이들은 스모그 때문에 가져온 마스크를 담배연기를 막기 위해서 사용해야만 했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을 느끼기엔 너무도 부족했다.
여행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면서 중국을 느낀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 자주 더 자주 가 보고 관계를 맺어야 할 현재의 중국을 알고자 세심하게 살펴본 몇 가지를 적어보았다. 아빠와 함께라서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은 아빠들의 시대보다 더 중국과 친해져야 하기에 몇 번 더 중국에 와 보려고 한다.
여행이라서 더 많은 추억을 남기려고 열심히 사진 찍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맛난 걸 먹었다.
아이들과 함께라서 더 행복했던 겨울 중국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