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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Sep 17. 2020

첫 직장을 대기업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

 대표를 포함해 4명이 근무하는 작은 에이전시 조직에서, 100명 규모의 중소기업, 1000명 규모의 중기업, 7만 명 규의 국내 최대 규모 대기업까지 약 7개의 회사에서 인턴부터 팀장까지 일을 해봤다. 다양한 조직의 형태마다 장단점이 워낙 명확하고, 업종에 따라 적절한 사이즈의 회사 규모라는 것이 존재한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에이전시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것과 회사가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일치하는 가를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임에 분명하다. 그중 대기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장점에 대해서 오늘은 전하려고 한다.



1. 압축적인 경험 습득

 제일 첫 번째 장점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다양한 사람과 조직 생리에 대해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조직이 클수록 개인에게 주어진 롤은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는 있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롤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자체가 거대하고, 돌아가는 일 자체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그러한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질 수 있다.

 워낙 사람이 많은 조직이다 보니 훨훨 날아다니는 능력자들도 많고, 슬슬 눈치 보는 뺀질이도 많고, 어떻게 대기업을 들어왔나 싶게 무능력한 사람도 많다. 이쁨 받는 선배도 많고, 일은 잘하나 인정 못 받는 선배도 많다. 나보다 뛰어나서 위협스러운 후배도 많고, 짊어지고 가는 게 일처럼 느껴지는 후배도 많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다양하게 직접, 또는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대기업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이다. 그 성공과 실패사례가, 본인이 어느 조직에서 무슨 일을 하든 좀 더 유연하게 사람과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대기업에서 사회 초년 생활을 한 이후 이직하게 된다면 이후부터는 일단 대부분의 사람 유형과 일의 종류가, 이미 경험해봤거나 최소한 들어는 봤을 케이스일 가능성이 많다. 



2. 세상과 일을 바라보는 넓은 관점 획득


'관점'이라는 것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힘들지만, 연차가 올라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진다. 지금 벌어진 상황과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나의 설루션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등 조직을 리드하는 역할을 맡게 될수록 '관점'의 능력치는 매우 중요해진다. 


'관점'이라는 것은 처음에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면
의외로 개발 및 관리하기가 매우 힘든 능력치이다. 


커리어 내내 소위 말하는 '큰 그림'을 볼 줄 몰라 헤매는 케이스를 정말 많이 봤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작은 조직에서 시작해 큰 조직으로 경험을 넓혀가는 사람은 시니어가 되면서 '좁은 관점'의 약점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대기업에서는 개인이 맡는 역할의 크기가 작을 수는 있지만, 작은 톱니바퀴들이 모여 이 거대한 조직체가 보이지 않는 시장과 타깃을 대상으로 어떻게 굴러가는가를 몸소 관찰 및 경험할 수 있다. 이 것은 알게 모르게 세상과 일을 바라보는 엄청난 '뷰'를 가지게 해 준다. 이 능력치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빛을 발하는 능력치이기 때문에, 사원~대리 지급에서는 그 위력을 확인하기 힘들 수 있다. (아마 본인이 습득했다고 느끼지도 못한 새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을 수도 있다.) 넓은 관점의 매니지먼트 능력을 가진 시니어는 리더의 역할이 부여되면 날개 달린 듯 일하게 될 것이다.



3. 조직의 운영에 대한 이해

 대기업은 일단 회사를 유지해온 역사가 긴 조직이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현재의 시스템을 구축해낸 것이다. 대기업이 성숙한 조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라는 비즈니스 집단이 어떻게 시작해,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고,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 조직을 다시 테스트하는가.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해 나름의 답을 찾았기 때문에 지금껏 시장에서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조직이 어떻게 성숙해지는가'를 지켜보는 경험은 이후 내가 규모가 작은 회사를 가든, 스타트업을 가든, 향후 어떤 형태의 조직에 가더라도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 능력치를 획득하고 대기업 생활을 종료하는 사람들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기업의 비효율성과 거대한 조직체계의 한계를 실감하고 퇴사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대기업'이라는 조직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왜 그 시스템을 솔루션으로 선택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려는 이들은 적다. 그 호기심을 가지고 조직이 어떤 선택을 해 실패하고 성공하는가, '운영'의 관점을 습득한 사람은 이후 본인의 커리어 선택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다. '돈'이 아닌, '회사 운영'이라는 사업가적 마인드를 획득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많은 이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조직은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대기업을 계속 다닌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능력치를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과 장점들은 비교적 명확하고, 그것을 얼마나 내 것으로 습득할 것인가, 그리고 그 습득을 내가 선택할 것이냐는 개인의 가치관과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선택도 틀린 것이 아니며,
개인이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제일 먼저 고민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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