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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 May 29. 2023

수박을 고르는 방법

결국은, 신뢰의 문제. 

매년 여름이면 R언니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네 덕분에 올해도 수박 고르기 성공했어!"


몇 년 전 여름, 나의 수박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던 언니들이 입을 모아 말했었다.

수박은 고를 때마다 실패한다고, 대체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과일가게 사장님이 골라주면 그나마 낫지만 대형마트에서 고를 때면 아무리 두들겨보고 신중하게 골라도 맛없는 수박을 들고 올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사실 수박은 다른 과일에 비해 크기가 커서 실패하면 피해가 꽤 크다.

맛있는 수박이어야 수박주스를 해 먹어도 맛있는 건 당연하니 (물론 설탕이나 꿀 등을 첨가해 먹어도 되지만, 수박 본연의 맛 그대로는 아니니 논외로 한다.)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 동원하여 수박 고르는 비법을 전수해 주고 왔다.

그리고 며칠 뒤 R언니는 맛있는 수박 고르기에 성공했다며 메시지를 보내왔고, 매년 여름이면 잊지 않고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사실, 수박 잘 고르는 방법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 보면 다 나오는 정보이긴 하다.

그걸 얼마나 주의 깊게 보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알려준 방법이라기보단, 내 말을 얼마나 귀 기울여주고 신뢰해 줬는가에 대한 결과가 바로 R언니의 성공비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 어쨌든,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알고 있는 비법을 한 번 풀어 본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수박을 잘 골라서 맛있게 먹고 싶어서 클릭을 한 이들도 있을 테니, 반드시 올여름에는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해 본다.


더불어 한 가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수박은 장마가 오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것.

장마기 시작되면 수박의 단맛은 점점 잃어가기 때문이다.





1. 작은 배꼽

수박 꼭지의 반대편에는 배꼽이 있는데 그 배꼽의 둘레가 작을수록 맛있다.




2. 줄무늬가 또렷한 검정

수박 줄무늬가 진하고 굵으며 개수가 많을수록 맛있다.


3. 울퉁불퉁한 표면

잘 익은 수박일수록 표면이 울퉁불퉁하다.


울퉁불퉁한 표면, 줄무늬가 또렷한 검정인 수박 



4. 움푹 들어간 꼭지

수박의 꼭지 부분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보다 움푹 들어갈수록 맛있다.


움푹 들어간 꼭지 부분의 수박



5. 동그란 모양

수박도 암수가 존재한다. 암컷 수박이 더 맛있는데 수컷보다 더 동그란 모양이다.


다른 수박보다 유독 동그란 모양을 가지고 있던 수박



6. 표면에 긁힌 흔적 

표면에 긁힌 흔적이 많을수록 맛있는 수박이다. 수박 표면의 긁힌 흔적은 그 수만큼 꿀벌들이 수정을 많이 했다는 의미이다. 


표면의 긁힌 흔적들 





올해는 더 맛있는 수박을 골라 행복한 여름이 되길 기원하며, 
행운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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