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쓰기

이창현's 울림

by 이창현

나는 지금까지 9권의 책을 출판했다. 책을 여러 권 출간하다 보니 많은 질문들을 받는다. 지금 갑자기 이 질문이 생각이 난다.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입니까?"


책을 쓰면서 힘든 점은 많다. 어떤 주제로 책을 쓸까 하는 아이디어도 힘들고, 글을 써야 하는데 글이 안 나올 때도 있다. 사실 가장 힘들 때는 내가 쓴 책을 출판사에서 출판을 해 주지 않을 때이다. 다시 말해서 출판사와 계약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출판사와 계약이 되는 것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보다, 대기업 최종 합격하는 것보다, 수능시험 1등급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고 생각된다.


참고로 <내 마음속의 울림>은 164군데 제안서를 넣었고, 그 중 한 곳과 계약했다. 하지만 원고를 마감했을 때 의견이 맞지 않아 계약은 파기되었고, 제안서 넣는 재수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재수도 통과하나 싶었는데, 또 의견이 맞지 않아, 삼수 생활을 하다가 만난 출판사에서 출판 되어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어려운 것은 '퇴고'다. 다시 말해, 고쳐 쓰기이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면 형편없을 때도 많다. 맞춤법도 자주 틀린다. 이상하게도 내가 쓴 글에 맞춤법은 내가 찾는 것이 심마니가 산삼을 찾아 헤매는 심정으로 찾는다. 하지만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웃긴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가 왜 이렇게 글을 썼지 하며 생각하는 부분도 많았다. 주제와 연관 없는 글, 뜬금없는 글, 맥락을 어지럽히는 글 등 마음에 안 드는 글도 많다.


가장 힘든 것은 원고를 다 쓰고, 내 글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다. 매일 같은 반찬으로 밥을 먹으면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도 물리기 마련이다. 나는 라면을 좋아하지만 3일 모든 끼니를 라면만 먹었더니 4일째 되는 날, 라면 봉지에 그림만 봐도 구역질이 났다. 내 글도 마찬가지다. 내가 쓴 글이지만 계속 보면 5시간 동안 귀성길 막힌 도로에서 차에 갇혀 멀미하는 기분이다. 3번째부터는 토가 나올 것만 같다. 작가라면 퇴고를 하면서 이런 멀미는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잘 쓴 글을 잘 고쳐 쓴 글'이라는 말이 있다. 글쓰기가 10% 라면 고쳐쓰기는 90%에 해당한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쳐쓰기는 더 중요하다.


나는 첫 번째 글인 초고를 쓸 때는 내 생각을 따라가며 마구마구 쓴다.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맥락도 신경 쓰지 않고, 생각을 따라 글을 쓸 뿐이다. (참고로 이 글도 위에서 지금까지 10분 만에 쓴 글) 그리고 다 적은 뒤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장의 위치, 군더더기 글 등 고쳐 쓸 부분을 수정한다. 고쳐쓰기 시간은 초안을 쓰는 시간의 3배 이상 걸린다. 그래야만 좋은 글로 업그레이드된다.


헤밍웨이는 "모든 글쓰기는 고쳐쓰기"라고 말했다. 글도 이렇게 고쳐 쓰기로 더 성장해가듯이, 성공도, 사랑도, 인생도 마찬가지 인듯하다.


모든 글쓰기는 고쳐쓰기

모든 성공도 고쳐쓰기

모든 사랑도 고쳐쓰기

모든 인생도 고쳐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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