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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현 Aug 20. 2017

비광

이창현's 울림

화투패 비 광(光)을 보면 우산을 든 남자와 청개구리가 있다. 

이 남자는 ‘오노도후(小野道風, 894~967)’라는 일본 서예가이다. 


젊은 시절, 그는 잠자는 것도 잊은 채 온종일 붓글씨에 매달렸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았다. 

비가 몹시 쏟아지는 어느 날, 그는 문득 붓을 멈추고 서예가의 길을 멈추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스승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갔다. 

우산을 쓴 그는 스승님 집 앞에서 개구리 한 마리를 보았다. 

그 개구리는 불어난 개울물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계속 뛰어오르고 있었다. 

개구리는 수십 차례 시도 끝에 버드나무 가지를 잡고 탈출했다. 

그것을 본 오노도후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저런 미물도 죽을 힘을 다하는데 내가 여기서 그만두다니, 

미물만도 못한 생각을 했구나!’


오노도후는 계속 서예 공부를 하여 자신만의 서체를 완성하고 

일본 3대 서예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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