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s 울림
고등학교 때 친구 6명이 만든 ‘영우회’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에서 만날 때는 무엇을 하자고 정해놓고 만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6명이 모이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하다 보면 시간이 다 지나갑니다.
한 번은 그 친구 중 한 명이 내 사무실에 와서 차 한잔 마시고
별 이야기도 안 하고, 책보다가 스마트폰 하다가 온종일 있다가 간 적도 있습니다.
친한 친구는 만나서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아무런 일 하지 않아도 만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일을 정해두고 만납니다.
(강의 때문에 만난다든지, 부탁하기 위해서 만난다든지, 회의하기 위해서 만난다든지)
어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만나고 그 일이 끝나면 바로 각자의 일을 위해 헤어집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볼일 있을 때 봅니다.
친구는 볼일 있을 때건 없을 때 만날 수 있는 사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