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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Dec 20. 2021

스숙자의 도시

수도병신 혹은 수도집착

타이베이-방콕-도쿄-자카르타-홍콩-런던-파리-암스테르담-베를린-로마-더블린-에든버러-카이로-이스탄불-취리히-자그레브-부다페스트-빈-프라하-리스본-마드리드 등등


여행지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전무후무한 상황에, 알고 있는 거라고는 각국의 수도뿐이었다. 그것도 어렸을 적 숱하게 해온 브루마블 게임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수도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무조건 그 나라의 수도는 들려야 하지 않나라는 이상한 병신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서 꾸역꾸역 수도에 집착을 했다. 물론 저 중에 수도가 아닌 곳도 있다. 터키의 수도는 이스탄불이 아니라 앙카라다. 물론 브루마블에는 이스탄불이 나온다. 그 덕분이다. 여행이 브루마블도 아니고, 브루마블처럼 하다니..


가장 결정적인 삽질은 크로아티아에서였다. 크로아티아는 수도인 자그레브보다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 등이 훨씬 유명하고 좋다. 하지만 난 꾸역꾸역 자그레브로 향했다. 심지어 스플리트에 도착해서도 내리지 않았다. 포르투갈에서는 리스본도 물론 좋지만, 포르투가 더 가고 싶었지만 이때는 포르투를 안 간 것이 아니라 못 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또 수도만 갔다. 프랑스도 남부가 그렇게 좋다는데 꾸역꾸역 파리에서만 열흘 정도 머문 것 같다. 스위스는 어떤가?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이다. 물론 브루마블에는 취리히가 나온다. 그래서 난 취리히를 갔다.


지금 생각해도 참 멍청한 수도 여행이다. 왜 그렇게 수도에 집착했나 모르겠다. 여행에 정답은 없는데, 멍청한 짓은 존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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