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나간 여름에 난 무엇을 했나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을 끄집어내 보다가, 그래도 남아있는 흔적인 사진을 뒤척여보니, 역시나 여행, 여행, 여행, 그리고 맥주, 맥주, 맥주뿐이다.
사실 둘 중에 하나다.
맥주 아니면 커피.
나마비루 아니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일 뿐인데...
나마비루는 집에서는 먹기가 힘드니, 그냥 캔맥주, 캔맥주, 캔맥주...
사실 지금도 오후 일정만 아니면 들이붓고 싶다.
마셔도 마셔도 마셔도 마셔도 또 마시고 싶지.
아니 들이붓고 싶지.
사실 집에서 마시는 맥주도 나쁘지 않다.
방금처럼 샤워를 적당히 마치고, 냉기가 남아있을 때 딤채에서 꺼내든 히야시 가득한 캔맥을 마시면 그만한 행복이 없다.
하지만 가장 행복했던 것은 역시나 여행에서 마신 맥주다.
그렇게 퍼마시고 쳐마셨음에도 여전히 여행에서 맥주를 이길 수는 없다.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