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작자의 수레바퀴 Jun 21. 2024

퇴사를 하고 싶으면 맥북을 사면 된다.

퇴사는 절대 계획이 없다면 하지말아야 한다.

모아놓은 돈이 없다면, 이직을 준비해 놓지 않았다면, 그냥 스트레스만 받았다고해서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퇴사는 여행이 아니다. 대책없이 그만두는 순간 후폭풍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든다.

우선 튼튼한 울타리같은 회사의 여러가지 혜택은 순식간에 잃게 된다.

4대보험을 잃을 것이고, 회사의 복지였던 나름 혜택도 잃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 소속감을 잃게 될 것이다.


그만두는 것은 쉽지만, 다시 일을 하기까지는 결코 쉽지가 않다.

내 자리는 어차피 다른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꽤차게 된다.


3월 14일에 현타가 왔다. 다달이 최소 숨만 쉬어도 100만 원이 나가는 상황이었는데,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거의 100만 원이 넘어가고 있었다. 하필 그날은 봄이 슬슬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그렇다고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다못해 편의점 알바라도 구해놓은 것도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지 못할 명분이 필요했다. 그냥 카드를 긁었다.

사려고 망설였던 맥북을 내질렀다. 그것도 에어도 아닌 프로를 말이다.

그것도 22개월도 아닌 3개월로 말이다. 거의 300만 원을 긁었다. 그리고 쿠팡으로 긁었다.

쿠팡은 긁는 순간 배송준비를 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환불절차도 번거로울테니까 말이다.


눈떠보니 나는 다달이 100만 원을 무조건 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파트 대출 이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점심에 다녀온 베트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