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말이 예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특히 봄이라는 단어는 뭔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대명사로 굳어진지 오래다. 그냥 요즘 정말 봄이고 봄날이고 봄바람이고 봄내음이다.
겨우내 나를 감싸던 기모 맨투맨, 기모 후드, 기모 츄리닝은 이제 내년을 기약하며 작별을 고해야하고, 뭔가 봄옷이 필요하다고 느끼겠지만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여름이 찾아들 것이다.
동네 인근 학생들의 등굣길을 우연히 마주하며 그들의 백팩에 달린 그들의 시그니처 키링을 보게 되었다. 왜 그렇게 인형들을 달고 있나 했더니 그들만의 문화고 그들만의 유행인 듯 보였다. 그냥 하염없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내가 결혼을 했으면 내 딸뻘인 학생들의 모습이니 말이다.
얼마전 한양대 근처에서 돈까스를 먹으면서도 순간 느꼈다.
이제 한양대 앞 먹자골목 라인은 뭔가 출입을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너무 젊음이 여기저기 샘솟고 있어서 내가 다니면 안되는 거리 같아보였다.
그들의 에너지와 젊음을 그냥 마냥 쳐다보며 나의 젊음은 언제였지? 순간 태엽을 돌려보지만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그 기억이 존재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