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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의 진심(feat 엄마)

by 홍작자

김밥.

먹기는 편하고 간단하고 깔끔하지만 그 준비과정과 제조과정은 그리 쉽지가 않다.

고물가 시대에 일단 김밥재료도 싸지가 않다. 요즘은 재료 패키지로 잘 나오는데, 그걸 산다고 끝이 아니다. 오이나 시금치가 필요하고, 시금치면 또 데쳐야 하고, 깻잎도 사야 한다. 우엉조림도 있어야 한다.


새로 밥을 해서 밥에 양념을 해야 하고, 김밥 재료들을 손질하고 프라이팬에 한 번 가볍게 볶아야겠지. 그리고 저렇게 세팅을 하고, 본격적으로 말아야 한다.


재료비, 인건비, 정성과 노력의 수고비.

그냥 안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초등학생시절 당연하게 여겨졌던 운동회, 소풍의 김밥은 엄마의 준비와 정성 그리고 수고로움이 담겨있었다. 나는 늘 처먹기 바빴고, 요즘도 이따금 저 수고로움의 산물을 엄마는 준비해 준다.


감사하고 또 고마운 일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그냥 해 먹는 것 자체가 지랄이다. 저런 수고로움을 가끔 지켜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뒷정리(설거지)와 맛있게 먹는 일뿐이다.


쉽게 구매가 가능한 것들은 비용이 들고, 쉽게 맛은 없다. 난 오늘 엄마의 진심을 점심으로 먹겠지.


엄마=진심=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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