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태풍의 상륙으로 날은 흐리고, 비까지 내리지만 그래도 각자 나름의 휴가를 즐기는 것 같다. 일 때문에 경춘선을 탈 일이 있었던 오늘 그 시작점인 상봉역에서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상봉역 홈플로 추정되는 곳에서 씨 없는 수박 및 각종 고기와 야채 등을 구입해서 캐리어를 끌고 그 위에 장바구니에 그 짐들을 실어서 대성리나 가평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향하는 듯 보였다.
그들의 젊음이, 지난날의 나의 모습에 투영되어서 그냥 참 보기가 좋았다. 그들에게는 지금 오늘이 가장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여름일 테니까...
그렇게 일 때문에 도착한 사릉역은 개찰구를 나가면서 아카시아 향이 물씬 나는 시골 오브 시골이었다.
살면서 사릉이라는 곳을 단 한 번도 온 적이 없었고, 살짝 흐린 날씨와 자연의 푸르름이 그냥 습함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전혀 연고도 없는 이곳이 갑작스럽게 좋아졌고, 일 때문에 들린 이곳이 당분간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일도 잘 안 풀리고, 그냥 하루 종일 이곳을 괜히 배회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얻은 것은 1도 없었다. 점점 존늙이라 그런지 자연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무조건 대도시, 그냥 서울에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는데, 조금씩 그 마음이 흔들리고, 휘둘린다.
이따금 경춘선을 타고 그냥 아무데서나 내려서 좀 걸어야겠다.
어떤 역이 든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공기부터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