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안마실 수 없는...
순댓국이 표준어겠지만, 순대국에 익숙하고, 순대국을 굳이 쓰려면 순대국밥을 써야만 한다.
순댓국은 광화문 화목 순대국처럼 토렴을 해서 나오기도 하고, 보통은 밥이 따로 나온다.
첫 순대국밥도 아마 어렴풋이라도 기억을 끄집어내보면, 삼수 원서를 접수하고 경복고에서 걸어나와서 찾은 화목 순대국집이었다. 우린 먹개비였던 관계로 당연히 특으로 주문했다. 공부는 열심히 안했지만, 국밥은 미친듯이 열심히 먹어댔다.
그 이후로 국밥충으로 거듭나진 않았다. 그냥 약 4차 정도에 감자탕집과 순대국집을 고민하다가, 국물을 떠먹는 정도의 해장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거듭난 국밥충은 아마도 밖에서 식사를 하면서였다. 정확하게는 혼술, 혼밥.
그렇다고 또 굳이 순댓국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다니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어지간한 동네에 있는 두가지가 있다. 중국집, 순댓국집.
난 전형적인 아저씨 스탈이니까, 더군다나 혼자 밥을 먹고, 더욱이 혼자 술을 마셔야 한다면, 순댓국집만한 곳은 없다.
어르신들은 가만지켜보니, 순댓국에 막걸리를 많이 잡수셨다.
과연 막걸리와 순댓국이 어울릴까?
몹시 매우 잘 어울린다.
다만, 배가 몹시 부르는 상황이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순댓국에는 처음처럼을 먹는다.
국밥을 주문하고, 밑반찬과 일단 가볍게 두 잔 정도 마신다.
보통은 깍두기나 석박지가 나오고, 이따금 김치만 주는 곳도 있다.
그리고 부추를 주는 곳도 있다.
물론 양파도 무조건 나온다.
그렇게 양파에 한 잔, 깍두기에 한 잔 하는 사이에 주문한 순댓국이 나온다.
초반에는 밥을 바로 말았다. 이렇게 되면 밥이 국물을 미친듯이 흡수해서 국물이 없다.
관철동 쪽에 순댓국집에 가니, 아주 친절하게 밥을 세 번에 나눠서 담으라는 자세한 가이드가 존재했다.
그 이후로 난 밥을 아예 안말거나, 말게 되면 3분의 1씩 말아서 먹기 시작했다.
순대국은 왜 맛있을까?
모르겠다. 사실. 그냥 너무 매우 맛있다. 혼자 술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다만, 혼자 술을 마시다보면 약간 초라해지고, 처량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