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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삶과 죽음의 경계

by 홍작자

2009년 6월에 사고가 크게 났었다.

엄마의 회갑을 빌미 삼아 회사에서 하루 휴가를 받았고, 누나 역시도 같은 조건으로 휴가를 내서 우리는 용인의 에버랜드로 놀러 갔다. 그냥 평일에 하루 쉬었을 뿐이다. 열심히 티익스프레스를 비롯한 놀이기구를 평일의 한산함을 이용해서 뽕을 뽑고는 아무렇지 않게 귀가를 했을 뿐이다.


올 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갈 때는 어차피 고속도로를 타도 막힐 것 같아서 국도를 이용했다. 그리고 이것이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처인구 포곡리 정도로 기억되는 언덕배기 국도 언덕이었다. 우리는 오르막길, 상대방차는 내리막길. 그냥 아무렇지 않았다.


상대방 suv가 점점 가속을 붙더니 점점 우리 차로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어! 어! 어!!!

운전을 하고 있던 누나는 당황해서였는지 아닌지 차를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suv는 가속까지 붙어서 누나의 준중형차를 정면으로 내리 박고는 우측벽에 그대로 한 번 더 박고는 멈춰 섰다.

우리 차는 앞유리가 깨지고 차문은 안 열리며 타이어는 저기 나뒹굴며, 누나는 기절 직전이었다.


나는 생각보다 정신은 멀쩡해서 112와 119에 신고를 했으나, 예나 지금이나 그들의 업무처리는 원할하지 않았다. 가해자는 역시나 음주운전이었고, 그걸 경찰에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동시에 누나를 병원에 인계하는 것도 우선이었다.


차사고를 알게 된 레커들이 신나게 달려들었고, 사고 난 것이 짜증나기보다 빨리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드라마는 아직도 시작도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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