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는 공구 탓을 하지 않는 다던데...
목공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교수님께서는 아침에 학교에 오면 각재에 선을 그리고 톱질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6개월 동안은 그렇게 아침마다 매일 톱질을 했다.
선을 따라 그대로 톱질을 하는 것.
그게 뭐가 어려울까 했지만, 내 톱날은 내 마음대로 나가질 않고 있었다.
직선으로 잘리지 않은 건 대부분이고, 나무 윗선은 잘 맞춰 잘려있어도 나무 아래를 보면 선에 맞지 않게 잘려 있었다.
나는 분명히 수직으로 선을 따라 곧게 톱질을 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썼던 톱이라 그런 줄 알고 다른 것도 써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공구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자세.
시선, 톱은 너무 세게 파지 하지 않고, 잘리는 포인트를 이해하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공구는 그렇게 오랜 시간 사용해보면서 내 몸에 익히며 체득해가는 그런 것이다.
사는 것도 그렇지 않나?
문제는 공구가 아니라 공구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문제였다.
수공구가 문제가 아니라 내 몸(手)이 문제였다.
사는 것도 그렇지 않나?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