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발자가 사례로 이해해 보는 MCP라는 녀석 - 혠작가
올해 초 화제가 되었던 MCP(Model Context Protocol)에 대해 이미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당시 개념적인 설명을 들으며 느낌적 느낌만으로만 이해했었는데, 지금쯤이면 더 와닿게 만드는 사례들이 쌓여있지 않을까 싶어 한발 늦은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MCP는 애플리케이션이 LLM에 콘텍스트를 제공하는 방법을 표준화하는 오픈 프로토콜이 입니다. 생성형 AI가 추가 플러그인을 설치할 때 그 방식을 통일하여 확장성을 넓인 거죠 (USB-C 비유 많이 들어보셨죠?). 마치 우리가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이, 목적에 맞는 기능을 선택해서 장착하면 생성형 AI가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됩니다.
MCP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MCP 호스트: Claude, ChatGPT 같은 AI 애플리케이션 자체
MCP 클라이언트: 호스트 안에서 각각의 서버와 대화를 담당하는 통역사 역할
MCP 서버: AI가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도구와 데이터 접근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파일 시스템, 웹 서비스 등)
이전의 비유를 이어가자면 MCP호스트 = 스마트폰, MCP클라이언트 = 앱스토어, MCP 서버= 앱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앱스토어(클라이언트)가 스마트폰(호스트)과 각 앱(서버) 사이에서 설치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요.
MCP를 사용하는 방법이 복잡하여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기에 현재는 개발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자연히 개발 워크플로우와 관련된 MCP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는 저희와 같은 비개발자들이 MCP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한 용도로, 일상 속에서 쓰일 만한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1. 미지의 창고 같은 다운로더 폴더, 정리를 포기한 스크린샷들 - 프롬프트로 한방에 관리
제 컴퓨터에는 스크린샷들이 "스크린샷 2024-03-15 오후 2.30.45.png" 이런 식으로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있습니다. MCP를 통해 Claude에게 파일 시스템 접근 권한을 주면, 이미지를 분석해서 "여자아이_비누방울놀이하는모습.png" 같은 의미 있는 이름으로 자동 변경하고 사람이 있고/없음을 나눠 폴더링 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폴더 정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개월간 다운로드한 PDF 파일들을 업무용/개인용으로 분류해서 폴더에 정리해 줘"라고 명령하면, 파일 내용을 분석해서 자동으로 정리해 줍니다.
2. 더 정확한 검색을 곁들인 생성형 AI
아직도 결과의 정확도 측면에서 Perplexity는 탁월합니다. 애플 등 유수의 기업이 Perplexity를 괜히 인수하려고 하는 게 아니겠죠. MCP 서버로 연결하면, Claude에서도 실시간 웹 검색을 통해 더 정확하고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Claude와 Perplexity의 강점을 모두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3. 할 일 관리도 타이핑 몇 번으로 뚝딱
제가 사랑하는 To do 앱 Todoist 서버도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강원도 여행 준비해야 하는데 어떤 할 일들로 나눠서 관리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면, Claude가 세부 작업들을 제안하고 바로 Todoist에 등록까지 해줍니다. 우선순위 설정이나 카테고리 분류도 자동으로 처리해 주고요. 이렇게 생성형 AI 본연의 미완성된 발화나 아이디어를 채워주는 기본 능력에 실행능력을 더한 활용을 가능케 하는 것이 MCP입니다.
그 외에도 자연어 몇 마디로 Figma UI 디자인, 구글 뉴스탐색, Make 자동화 제작, 블렌더를 통한 3D생성 등과 같은 활용이 가능합니다. (더 많은 서버를 보고 싶다면 여기를 참고하세요.) 단순 인지적 비용 줄이기 뿐만 아니라 결과를 내기 위한 스킬을 익히는 수고를 덜어주는 수준의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MCP를 사용할 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보안 이슈입니다. MCP 서버에 파일 시스템이나 개인 데이터 접근 권한을 주는 것이니만큼, 신뢰할 수 있는 서버만 연결해야 합니다. 특히 업무용 데이터나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시스템에 연결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하죠. 최근 여기저기서 보안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성능과 안정성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이다 보니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업무에 적용하기 전에 충분히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성형 AI의 태생적 한계를 고려해서 결과를 확실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파일 삭제나 중요한 데이터 수정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작업은 AI에게 맡기기 전에 백업을 만들어두세요.
직접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MCP는 브라우저도 어느 정도 컨트롤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완벽하게 웹 브라우저가 제어된다면 생성형 AI의 에이전트로서의 가능성은 거의 무한해지죠. 쇼핑, 콘텐츠 스트리밍, 업무용 SaaS 도구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웹을 통해 제공되니까요. 진정 행동할 수 있는 AI(Actionable AI)로 레벨업인 것입니다.
아직 현실적인 제약도 있습니다. 서비스들이 보안상의 이유로 AI의 자동 접근을 정책적으로 제한할 수도 있고요. 개발자 분들의 얘기로는, 예전에도 MCP와 비슷한 콘셉트들이 있었지만 잘 안 됐다고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그럼에도 IT의 역사에는 반복적으로 시도되던 것들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모바일 앱 생태계도 그랬죠. MCP가 과연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을지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