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빠르지만, 기획자의 답은 언제나 ‘목적’에 있다 - 뮹작가
AI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AI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자로서는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기능을 붙여야 하나?”, “이 기술이 좋아 보이는데 화면 어디에 녹여내지?”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었는가?”입니다.
AI는 이제 단순히 기능을 하나 늘리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최종 상태’까지 가는 길을 단축시켜 주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구독형 독서앱을 떠올려볼게요.
과거에는 사용자가 책을 고르고, 목차를 따라 읽으며, 필요한 부분을 직접 찾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한 것은 사실 ‘독서 그 자체’가 아니라 ‘지식의 전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며칠 뒤 OKR 미팅이 있는데, 좋은 지표와 흔하게 할 수 있는 실수만 정리해 알고 싶다.”는 상황을 생각해 볼게요. 예전에는 관련 책을 골라 읽고, 스스로 요약 노트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AI는 사용자의 목적을 이해하고, 관련 도서와 아티클을 크로스 서치하여 맞춤 발췌 노트와 30분 요약 오디오 패키지를 자동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책을 고르는 과정이 줄어들고, 목차 대신 목적이 출발점이 됩니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는 ‘독서량’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었던 것이죠. AI가 새롭게 제공하는 능력인 챕터 요약·하이라이트·TTS가 그 가치를 현실화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화면은 카탈로그 중심에서 “왜 읽는지 적어보세요” 입력창 중심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비슷한 변화는 영상 구독 서비스에서도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장르를 고르고, 끝없는 카탈로그를 스크롤하며 ‘볼 만한 것’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한 것은 결국 ‘시간과 상황에 맞는 만족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20분밖에 없는데 가볍게 웃고 싶다”라고 말하면, AI는 긴 영화가 아닌 짧은 시트콤 에피소드나 코미디 클립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또 “주말에 아이랑 볼 만한 감동적인 가족 영화”라고 말하면, 연령대·러닝타임·평가를 종합해 가장 알맞은 선택지를 좁혀줍니다.
여기서도 가치는 ‘영상 소비’가 아니라 ‘나의 상황에 맞는 만족감’이고, 새 가능성은 감성 분석·러닝타임 최적화·선호도 기반 추천입니다. 그 결과 UI는 장르 메뉴와 끝없는 추천 리스트 대신, “상황 입력 → 맞춤 추천 카드”로 단순화될 수 있습니다.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사용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책 그 자체가 아니고, 영상 그 자체도 아닙니다.
원하는 것은 “지식의 전이”, “상황에 맞는 만족감”과 같은 최종 가치입니다.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건...
따라서 기획자는 기술을 보며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 이 기술로 인해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가?
✅ 그 과정에서 기존의 입력·검색·탐색 단계를 과감히 줄일 수 있는가?
AI는 새로운 버튼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을 다시 설계할 기회입니다.
독서앱이 “왜 읽는지”를 먼저 묻고, 영상앱이 “언제·어떤 상황에 볼 건지”를 먼저 묻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서비스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어떻게 붙일지가 아니라 “어떤 가치에 기술을 맞출 것인가”를 끝없이 되묻는 것입니다.
AI는 빠르지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방향은 언제나 같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