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끄적끄적
사고방식부터 나 자신이 많이 변했다 전보다는 조금 더 단단해지면서.
딱 1년전 이날에 다니전 회사 '패스트파이브'에서 퇴사했다.
뉴욕에서 5년동안 건축공부를 하면서 사회.정치적 이슈, 문화, 사람을 고려하며 공간으로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동안 얻은 가치있는 것들로 현실에 적용시키며 창업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규모가 큰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인턴을 하며 회의감을 느껴 졸업 후에는 당시 가파르게 성장하고있던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1년2개월동안 근무 후 퇴사한 날이 작년 오늘이다. 건축 베이스의 학력을 가지고 스타트업에서 인테리어 시공.공무라는 무관한 업무를 하면서 생긴 자신감으로 현실에 뛰어들었던 것 같다. 그 1년동안 수많은 장애물들을 겪고 얻어 맞았으며, 다양한 감정들을 조울증처럼 겪어 온 시간에 대해 내가 느낀 것들을 편하게 끄적여보려 한다. 이 포스트를 첫번째로 브런치를 이용하여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식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스케치북으로 만들까한다
아, 창업 한 이유가 뭐냐면
공간으로 사회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우리나라 잘나간다는 디벨로퍼의 기준은 건폐율, 용적률 베이스로 임대 혹은 분양 할 공간의 전용면적을 꽉꽉 잘 채워넣는 사람. 뭐 이해는 간다, 그들은 시행해서 공간을 다 분양시켰을때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니까. 단지 아직 공간과 컨텐츠에대한 고민으로인한 개발을 하지않는 것과 그 미래가치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개발, 시행이라는 분야는 자본을 쥐고있는 기성세대가 잡고있으니 4차산업혁명이 와서 모든 분야가 새로 물갈이 되고 미래로 향해도 건축, 건설, 개발분야는 한참 늦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저 기존의 건축, 개발 인더스트리를 바꾸려면 각 업무를 분업화 시키지 않고 내가 다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설계부터 시공, 컨텐츠 개발, 운영 이걸 다 함으로서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 지금 '스페이스웨이비'의 철학이 그렇다. 모든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wavy 할 수 있도록
1. 적응
작년 이날 퇴사하면서 맡았더 첫 프로젝트는 대부도의 주택 공간디자인과 시공을 하는 것이었다. 건축주는 한 제조업을 하는는 회사의 대표였고, 매번 미팅마다 그 회사 주차장에서 마감재를 깔아놓고 건축주가오면 설명하고 결정내리고 하면서 진행해갔던 기억이.. 계약서를 쓰기전에 모든 디자인과 도면이 나왔고, 건축주는 해당 파일을 본인의 직원들에게 보여주겠다해서 도면과 파일을 넘겼는데 그 이후로 잠수였다. 내가맡은 첫 프로젝트는 이렇게 가고 이런 상황을 1년동안 두번을 더 겪었다.
소정의 페이도없이 가설계를 해달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돈을 떠나서 건축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가 자리잡혀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사기라는 생각하지않고 내 자신의 현실에 대한 무지함이었다고 인정한다. 결론은 화를 어느정도 다스릴 줄 알게됐고 사람을 좀 더 냉철하게 볼 수 있게 됐다
2. 돈
사업을 운영하려면 자본이라는게 필요하다. 사회인이 된지 1년 된 나는 모아둔 돈도 없었고, 아버지의 여행업은 경기가 좋지 않아 어느 지원도 받지 못했고 나는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당시 현실적인 부분에대해 충분한 고려 없이 퇴사한게 내 스스로도 신기하고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근근히 버텨가고있다.
사업하는데 있어서 돈때문에 사람이 간사하게 바뀌기도하고 믿었던 사람이 떠나기도 한다. 무튼 돈 벌려고 사업하는거니까. 그리고 돈을 받지 못하거나 계약을 잘 했어도 돈받는 날짜보다 한참 늦게 받는것, 이것때메 맘 고생하고 사업체가 빨리 굴러가지 못했는데 이런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보니 항상 염두를 하고 거래를 해야 할 것 같다. Cash Flow가 계획대로 생겨야 같이 일하는 멤버들도 책임질 수 있는거니까.
그래도, '웨이비'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우리가 하는것에 대해 확신이 200프로 있으니 돈을 쫒기보단 미래의 부가가치를 바라보며 갈 것이다. 단기적인 수익을 생각하면 우리가 꿈꿔왔던 비즈니스모델이 단순한 장사로 이어질 것이기에.
3. 사람
지금 내 사업체의 멤버들은 나랑 가까운 친구들, 학교후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업계에 발도 담구지도 않았던 멤버도있고, 학업을 마치지 않은 멤버도 있다. 나는 창업 초기에는 무조건 능력보다 신뢰와 해당 멤버의 가능성을 먼저 봐야한다고 믿는다. 모르면 배우면서 같이 부딪혀보면서 성장해 나가면 되고, 우리가 하고있는것을 같이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완벽함 안에서 성장하는 것보다 0부터 커가는 것이 더 짜릿하니까
4. 타협
모든 비즈니스는 타협의 연속이다. 내부적으로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에서의 타협, 외부적으로는 프로젝트 Deal에 대한 타협. 이 부분에서 내.외부적으로 끊임없는 논쟁이 펼쳐지곤 한다. 결국 그 중재역할을 하고 결정을 내려 타협점을 찾는 것이 대표의 주된 업무이고 결과가 좋지 않을땐 전적으로 그의 책임이다. 1년간 진행해오며 속도가 생명인 스타트업인 곳에서 나는 최대한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빠른 결정과 타협을 하려하지만, 직감을 따라야 할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럴때마다 머릿속에 이 비즈니스의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적어도 감정적으로 휘둘리지않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을 확률이 높으니
글을 쓰다보니 계속 길어질 것 같은데, 무튼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생각지 못한것에 많이 부딪혔고 정신없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겟다. 확실한 건 물러 터졌던 나는 더 성장했고 단단해져서 무서울 것도, 쫄 것도 없다. 창업 전 내가 생각했던 사업계획보다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고 많이 늦어졌지만, 1년전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내가 뒤돌아 봤을땐 빠르게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나보다 더 강하고 뛰어난 멤버들의 믿음과 지원 덕분에 하나하나 해쳐나가고 있고, 그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지금의 내가 그들에게 충분한 보답을 해주지는 못하는것이 오히려 괴롭지만 꼭 추후에는 다같이 행복하길 바라며. 그 외에 부모님, 주변 지인들에게 받은 도움들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무너지지않고 지금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