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오르는 달 Nov 12. 2017

12.내성적 아이가 글을 쓰며 발견한 것은?

말을 잘 하고 싶었다.

인기가 많고 주목받는 친구들은

늘 활달하고 순발력 있게 말을 잘 했다.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은

낯설고 어색한 일이었다.

그 앞에서 말을 해야 한다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외향적이지 않더라도

사회 속에서 살아가려면

적합한 소통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커갈 수록 글에 관심이 갔다.


명문가들의 책과 글을 읽으며

글을 '잘' 쓰고 싶었다.


이미 나같은 사람이 많았나 보다.

많은 학원이 있었고

많은 강좌가 개설되어 있었다.

많은 원칙, 규칙, 방법들을 배웠다.


꼭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이었지만

뭔가 허전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서야

그 허전함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글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많다.

톡톡 튀고 화려하고 논리정연하다.

글을 '잘' 쓰는 것은

능숙한 '기술자'가 되어야 가능했다.


그런데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깨치고

시선을 바꾸는

이른바 '좋은' 글은

'성숙한 인간' 이 되어서야 가능한 것이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나름대로의 시선과 고민

그리고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의 이야기' 가 담겨 있는 글이었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평생의 과제다.


좋은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전업작가가 아닌 이에게

인정과 돈은 목표가 아니다.


다만 나의 삶 속에서 비롯된

글 몇 개 정도는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다.


간간이 써가는 이 과정 속에 나온

그 글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용기를 가끔 북돋아주고

온기를 전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11.가깝고도 먼 '선후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