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는 '2 가지 공간' 이 있다.
머리를 채우는 곳과
머리를 비우는 곳.
채우는 곳은 대부분 사무실이다.
비우는 곳을 하나 꼽으라면 '옥상'이다.
그 곳이 특별한 이유는' 하늘' 이다.
제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 장소이다.
땅에 놓여있는 빌딩들은
같은 모습으로 서 있지만
탁 트인 하늘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나마 잠시 자연을 만끽한다.
또 다른 이유는 '해방감' 이다.
흡연가들의 담배연기가 피어나고
만담가들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홀로 있고픈 이는 시선과 관계에서 잠시 자유로워진다.
고민과 복잡함을 잠시 털어낼 수 있는 해우소 다.
내가 있는 곳의 더욱 특별한 점은
비행기가 항상 지나간다는 것이다.
아마 항로가 있음이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늘길' 이 있는 것이다.
산너머에서 나타나 머리 위를 순식간에 지나간다.
힘찬 기운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오늘도 어디인지 모를 '인생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언제쯤 그 길에서 한 번이라도 '비상' 할 수 있을까.
소박한 바램 하나 간직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