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는 '수싸움'이 있다.
씨름에는 샅바싸움이 있다.
유도에는 깃잡기가 있다.
레슬링에는 손기술이 있다.
복싱에는 잽이 있다.
이 기술들은 (한결같이)
동작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길면 따분해진다.
감정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사소하고 지루한 겨루기를 계속한다.
고수는 안다.
'이 모든 것은 주도권을 위한 것이다'
승부의 선(先)수 이다.
상대에 '끌려갈 것인가'
뜻대로 '이끌어 갈 것인가'
한 판 승부.
찰나의 KO.
큰 기술은 이 선(先)수에 달려있다.
오늘도 우리의 일상은 사소하고 지루하다.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이라 생각하면 덜 수고롭다.
그래야 이 지난함을 버틸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