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맛에 빠지다!
서점에 가면 언제나 문제집부터 고르던 아이야!!
문제를 풀고 동그라미 채점받는 걸 좋아하던 너는
"틀린 건 채점하지 마요" 라며 틀린 문제는 표시를 못하게 했지.
채점하지 않은 문제를 다시 풀어 가져와서 동그라미를 다 받고
만점의 기쁨을 스스로 만들어 가던 너!
놀이도, 게임도 늘 최선을 다해 이기고 싶어 했고,
지면 속상해서 "계속 다시 하자"와 그래도 안되면 울음으로 마무리했던 아이야!
엄마는 네가 5살 정도에 한글을 알고 있는지도 몰랐잖아.
그때 한글에 재미를 붙여줄까 하는 마음에 한글 선생님을 오시게 했는데 너를 처음 만난 선생님이
"한글을 많이 알고 있어요"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지.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녔던 너는 신발장에 붙어있는 이름표로 친구들 이름을 다 외웠더라고.
'은'자를 물으니 "이은정"에 은이야 이렇게 말하며 웬만한 한글을 다 알고 있는 너를 보며 어린 네가 사회에 적응하느라 한글을 깨친 사실에 미안하고 또 한글을 그렇게 많이 알고 있다 걸 몰랐던 엄마가 한심 하기도 했어.
학교에 가서는 받아쓰기 시험, 쪽지 시험을 위해 예습, 복습하며 한 문제도 틀리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100점 맞으면 엄마가가 집에 왔을 때 잘 보이도록 펼쳐두었던 너!
그런 날이면 우리는 과자 파티를 하곤 했지.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사서 손뼉 쳐주고, 축하해 주고 함께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잖아.
자신이 잘해서 먹게 된 과자를 무척 신중하게 고르고 선택했던 아이야!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을 때,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들을 직접 가보며 비교하고 한 학원을 선택해서 엄마한테 얘기했지,
"이 학원 다니고 싶어요."
"중학교 올라가서 다녀. 그때부터 다녀도 얼마나 오래 다녀야 하는데, 힘들어!"라고 하는 엄마에게
"빡세게 공부하고 싶어요" 했던 너!
그렇게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시작하더니 중학교 올라가 첫 시험부터 전교 1등을 하더라고.
사실, 네가 첫 전교 1등을 했을 때 엄마와 아빠는 "다른 애들이 처음이라 공부를 많이 안 했나 봐" 했었어.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너는 고등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지.
그러다 보니 시험 보고 채점해서 틀린 게 있으면 "시험 잘 못 봤다"라고 울면서 집에 와서는 다음날 시험공부를 울면서 했지.
결국 원하던 대학, 원하던 직업을 갖게 된 너.
나이나 경력에 비해 빨리 부장 선생님을 맡게 되어 누구보다 일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하면서 "엄마 내가 일을 잘한데" 하던 너!
최근 정성 들여 작성한 교육안이 통과되어 선도학교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일은 더 많아질게 될 거라고 '기쁜데 슬픈 소식'이라고 말하던 아이야!
교장 선생님이 칭찬해 주고 크게 좋아하셨다며 엄마에게 자랑했지?
인정받고 성취감으로 행복해하는 너를 보며 엄마는 걱정이 되기도 해.
네가 지치고 많이 힘들게 될까 봐....
어릴 때부터 공부를 늘 열심히 하기에 공부가 좋아서 하는 줄 알았던 엄마는 너의 대답에 깜짝 놀랐었어.
애들하고 너를 비교해 보며 미술도 못하고, 음악도 못하고, 체육도 뛰어나지 않으니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공부였다고.
공부는 열심히만 하면 되니까, 그래서 공부를 선택한 거라고 말이야.
그 말을 들으며 조금 슬펐거든.
좋아하는 게 아니고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을 택한 너를 보며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단다.
그래서 공부를 즐기지 못하고 만점을 받으려 노력하고, 1등을 하고 싶었구나 했지.
'엄마의 유산' 공저를 준비하면서 아이에게 전할 엄마의 정신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어.
엄마에게 엄마의 정신을 찾다가 너를 찬찬히 보게 되었지.
그러면서 엄마는 알게 되었어.
지금의 너의 모습이 엄마가 살아온 모습이고 지금 엄마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란 걸.
너는 지켜봤던 엄마의 모습 그대로 살고 있더구나.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엄마.
남들보다 좀 더 잘해야 하고, 인정받아 오랫동안 사회에 남으려고 최선을 다해 삶을 사는 엄마를 보고 배워서 따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야.
이제 알겠어.
'엄마의 유산'은 아이에게 쓰는 글이 아니라 나로 향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잘났다고 나의 정신을 찾는 게 아니라 아이를 통해 나의 부족했던 부분과 마주하게 됨을 알게 되었단다.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며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왜 그렇게 힘들게, 어렵게 살아?, 대충대충 해!!"
라고 엄마에게 사람들은 말하곤 해.
그런데 엄마는 노력하고 살면서 힘이 들 때도 있고 버겁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슬프거나 괴롭지는 않단다.
성취의 행복감이 크고, 인정의 욕구가 충족돼서 그런 것 같아.
성취와 인정을 받으니 계속 도전하게 되고....
엄마가 성취와 인정욕구에 중독된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엄마의 유산 키워드를 욕구에 대해 써볼까 생각 중이야.
그러면서 드는 생각!
브런치에 글을 매일 쓰는 건 '하나의 글을 완성' 했다는 성취감과 작가님들의 라이킷을 받으며 '인정 욕구'가 충족되기에 엄마가 매일 글을 열심히 발행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
'성취와 인정욕구'에 대해 좀 더 깊이 성찰해서 앞으로 엄마가 어떻게 엄마의 삶을 살아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으려 해.
남과 비교해서가 아니고, 사회에 오래 남고 싶어서도 아닌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뭔지, 엄마는 왜 괴롭지 않은지, 내 안의 나를 보며 스스로 빛이 날 수 있는 삶을 찾아보려 해.
엄마의 삶이 곧 아이네가 살아가는 삶이 될 수 있기에...
아이야, 엄마가 끝까지 완주하길 응원해 줘!
사랑해!!!!
세상이 번쩍거려 보여도 다 별거 없어요.
만족 못하고 비교하면 너도 나도 별수 없어요.
너무 잘하는 거, 잘 되는 거 찾아 헤매지 마세요.
좋아하는 거 있으면, 그거 하세요.
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서면 자존심 상하고, 상처만 입어요
좋아하는 거 하면, 하다가 그만둬도 상처 안 받아요.
자존감이 남습니다.(주 1)
주 1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나태주. 조선비즈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