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준비!!
모든 인간은 생존하려 할 뿐만 아니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 하며 또 의미를 부여하고, 질서를 만들려 하며, 다른 사람과 가까이 있고 싶어 한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으며 누구나 변화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주 1)
딸아이의 결혼식!
하객으로 내가 결혼 후 다닌 첫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열여섯 분도 오셨다. 어느덧 길게는 28년 짧게는 25년의 인연을 이어온 분들로 딸아이의 돌잔치에도 함께 해주셨던 분들도 계시다.
열여섯 명의 그녀들이 예식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한 잔칫집이 되었다.
아기 때부터 보아온 딸아이가 성인이 되어 결혼하게 된 것을 본인들 친자식처럼 대견해하며 '이쁘다, 이쁘다' 해주시고 행복하게 잘 살라며 아낌없는 축하와 환호, 그리고 큰 박수를 보내 주셨다.
오랜만에 뵙는 엄마 지인분들의 따뜻한 인사와 축하로 결혼식을 하면서 내내 행복했다는 딸,
결혼식 후 사진을 보면서 울 딸 어릴 때 많이 업어 주셨던 분들이라고 추억에 젖어 그 시절 얘기를 꺼냈다.
그때, "엄마는 그 어린 아기를 데리고 일을 다니고 싶었어?"
순간 가슴이 아팠다. 딸이 6개월 아기였을 때 그 아기를 데리고 일을 시작한 그때, 딸에게 미안했던 잊혔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딸이 태어나고 한 달 정도 지난 후 남편의 허리 디스크가 재발하였다. 주말도 못 쉬고 열심히 일한 탓이다.
나는 허리디스크라는 병을 잘 몰랐고, 사실 남편이 허리가 아팠었는지도 몰랐다. 멀쩡하게 걷던 남편이 어느 날, 걷지를 못해 출근도 못하게 되고 화장실도 기어서 가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이 걷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되면서도 어떻게 간호해줘야 할지,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몰랐다. 그냥 우리 가정의 미래가 불안했고, 내가 능력이 없어 남편 혼자 밖에서 애쓰다 아픈 것 같아 미안하기만 했다.
남편은 병원을 계속 다니며 조금씩 나아졌고,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허리도 똑바로 펴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걸으며 출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만 했다.
둘째를 업고 큰 애 손을 잡고 시장 가는 길, 학습지 홍보하는 곳에 발길이 멈췄다.
큰애 아기 때 구입한 책만 읽혀주고 있어 새로운 책이 필요했던 시기, 어린이집도 안 보내고 있었기에 학습지라도 시켜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서였다.
학습지는 6개월ㆍ1년 단위로 계약이 가능했는데 목돈이 되다 보니 선뜻 신청을 하지 못했다.
남편 월급으로 네 식구 생활도 빠듯한데 대출도 많고, 더구나 남편 건강도 좋지 않았기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보고만 있었다.
"교육받으면 회원가로 구입할 수 있고, 교육비도 나와요!"
그때가 큰애 36개월, 둘째가 6개월이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교육을 받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12월! 교육장은 집에서 버스로 네 정거장 위치한 곳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버스 타는 곳까지 가려면 7분 이상 걸리기에 버스비도 아낄 겸 그냥 지름길로 걸어서 다녔다. 큰애는 춥지 않게 옷을 두껍게 입혀 손을 잡고, 둘째는 업고 언덕길을 넘어서 30여분 넘는 거리를 매일 성실하게 출근했다.
출판사로 책과 학습지를 방문 판매하는 곳이다.
큰애는 한쪽에서 그림책을 마음껏 볼 수 있었고 나는 책에 중요성, 그림책이 주는 효과, 학습지의 장점등을 교육받기 시작했다.
동네 언니들한테 시댁, 친정얘기, 남편과 애들 얘기만 듣다가 출근해서 받게 된 도서교육과 사무실 분들의 육아 조언은 내게 신세계였고 아이들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혼자 보던 자녀교육 도서와는 또 다르게 내게 많은 일깨움을 주었다.
1. 그림책이 주는 교육효과
(1) 창의력의 향상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룬 예술작품이다. 작가의 창의력이 담겨있기 때문에 반복 적해서 그림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게 된다. 그림책을 많이 본 아이들은 그림을 하나 그리더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한다.
(2) 집중력의 향상
다양한 장르의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비주얼을 읽는 능력이 향상된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색채 감각, 그림의 구도, 표현 기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스토리의 재미를 즐기기 위해 글을 분석할 줄 알게 된다.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3) 어휘력의 향상
그림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어휘력과 문장력이 향상된다. 다양한 문장 속의 어휘로 통해 표현기법을 배워 아이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된다.
(4) 문제 해결 능력의 향상
그림책 교육은 학습지처럼 수동적으로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 및 교사의 상호 작용을 통해 내용의 사건들을 간접적인 경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이것은 결국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2. 동화구연의 교육적 효과
(1) 언어발달과 지능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화구연은 언어구사를 통한 다양한 표현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남을 감동시키고, 이해를 높이고 정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표현능력이 신장된다.
(2) 바른말, 고운 말을 쓰게 되면 발음이 정확해진다.
아이들이 동화를 많이 듣고 그것이 표현력이 풍부한 구연으로 듣게 되면, 언어 구사력이 좋아지고 스스로 표현 시 언어의 선택, 언어활용성, 문장 구성 등에서 남다른 표현방법을 택하게 된다.
(3) 상상력이 풍부해지며 창조력을 길러준다.
동화구연의 가장 큰 강점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언어가 전달하는 자극을 받는다. 예를 들어, “무슨 이야기일까?”라고 엄마가 아이에게 묻는다면 아이들은 이야기 내용이 무엇일지 궁금해지고 호기심이 발동해 상상을 하게 된다.
(4) 자연을 사랑하며 정신세계가 넓어진다.
동화구연을 아이들 잠자리 머리맡에서 동화를 들려주는 것은 언어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의 언어구사력과 표현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언어들은 많은 낱말과 재미있는 문장이 아이의 기억창고에 저장되어 후일에 쓰이게 된다.
(5) 정의와 불의를 분별하여 바른 가치관을 갖게 된다.
동화구연은 몸짓도 필요하다. 몸짓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극적 효과를 줄 수 있다. 극적 효과란 예측할 수 없던 감동과 실제적인 감동이며,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효과를 주는 요소를 말한다.
(6)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을 소유하게 된다.
동화구연은 시각예술 창작활동에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에 영화의 파노라마와 같은 풍경을 그리게 된다. 이미지를 그린다는 말이다. 이 이미지는 모든 시각적 작업에 요긴한 근거나 밑천으로 작용한다.
(7) 말과 글에 관심을 갖게 되며 총체적인 언어학습과 전인교육이 된다.
아이들은 동화를 들으면서 머릿속에 이미지를 만든다. 이런 이미지를 심리학에서는 심상(mental image)이라고 한다. 심상형성에 동화구연은 매우 효과적이다. 아이에게 “옛날에, 이만큼 오래된 옛날에”하면서 팔을 크게 벌리면, 그 벌려진 팔의 크기만큼 아이들은 옛날의 이미지를 갖는다. 단순히 말로만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해 봤자 아이들은 그 시간의 길이를 짐작할 수 없다. 음성의 리듬과 몸짓의 다양한 표현을 통해 그것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심상이다. 그 이야기가 내 눈앞에 존재하듯이 그려낼 수 있다.
[Ebs 독서력진단센터, 그림을 통한 독서교육 중에서]
그림책이 영유아기에 주는 영향과 부모가 책을 읽어 줄 때 장점이 아주 많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많이 해보지 않은 나는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출근이 좋았다. 열심히 교육받고 교육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서 배운 데로 아이들에게 더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교구로 놀이도 했다.
이듬해 봄, 큰 애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여전히 둘째를 업고 출근했다. 돌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바로 일을 할 수는 없었기에 큰 수입은 없었지만 열심히 교육받고 공부를 미리 해두면 둘째가 어린이집 갈 수 있을 때 나도 바로 프로로 일하게 될 거라는 미래에 대한 계획과 포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남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고 싶었고, 친정에도 돈을 보내주고 싶었다.
내가 결혼해서 분가하여 남동생 혼자 아빠 빚을 갚느라 애쓰고 있었기에 늘 미안하기도 했고, 결혼 초 가입하여 만기 된 적금 전액을 친정 엄마에게 보내 주었던 남편에게 더 이상 친정을 돕자고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출판사에 다니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회장님이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실버타운에 입주할 기회를 준다고 하셨다. 실버타운 지을 부지도 매입했다고 하며 청사진을 그려주셨다. 직원들은 나이 들어 실버타운에서 오손도손 모여 사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해했다.
그리고 나는 친정 부모님의 빚과 노후가 늘 마음의 짐이고 큰 부담이었기에 내 노후는 내가 준비하여 우리 애들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노후에 남편과 내 힘으로 얻어낸 실버타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남편에게 보답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좋았다.
이 회사에 10년을 다녀야 하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10년 이상을 다녀야 할 직장이기에 우리 회사의 책과 학습지의 장점을 열심히 찾아보며 타회사와 비교도 해보고 아이들에게 읽히고 풀게 하면서 반응을 보는 등 스스로 공부하며 분석했다.
열심히 책을 읽으며 관련 교육 도서도 공부하고 있는 나를 유심히 지켜본 지부장님과 팀장님이 신상품으로 나온 그림책에 대해 직원 교육을 진행해보라고 제안해 주셨다.
나는 새로 나온 그림책을 우리 애들에게 처음으로 읽혀 줄 수 있다는 기쁨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아이들을 읽어주면서 나타난 반응과, 그림책의 장점, 그리고 유아기의 발달 등과 연계하는 내용을 전지에 매직으로 작성하며 강의 교안을 완성했다.
처음 하는 강의라 집에서 예행연습을 완벽히 한 후 직원들 앞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직원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 20여 명 앞에서 하는 강의는 떨렸지만 준비를 많이 한덕에 잘 마무리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맡게 된 아침 레크리에이션과 계속된 신상품 교육!! 덕분에 지부 분위기가 좋아졌고, 매출도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지부장님이 소속되어 있는 지역단이 모이는 교육장에서도 강의를 하게 되었다. 그때 교육 수강 인원이 100여 명 가까이 되었다. 나는 우리 사무실에서 매일 진행하던 대로 잘 해냈다. 그러다 보니 본사까지 알려져 사내 강사로도 일을 하게 되었다.
전문 사내강사는 아니기에 책과 학습지 판매도 해야 했다. 그런데 나는 영업에는 소질이 없어서 개인 실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책과 학습지에 대해 좋은 점만 얘기하는 홍보맨,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책 판매보다 내가 교육을 받으며 도움이 된 점을 부각해 고객이 직접 교육을 받도록 하여 저렴하게 도서나 학습지를 구입하도록 안내했고, 구입한 도서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사무실 출근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지부, 우리 팀에는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고 책을 좋아하는 사원들로 북적이며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나는 그분들로 인해 최연소 팀장, 지부장 그리고 지점장이 되었다.
그리고 딸아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엄마 사무실로 하원했다. 교육장에서 직원들 자녀들과 함께 놀며, 한글도 알려주고 학습지도 풀어 주다 보니 어린이 팀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6개월 된 딸아이를 업고 다니며 미래를 꿈꾸고, 목표를 세워서 일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함께 교육받고, 즐겁게 일하며 나이 들어 실버타운에 함께 가려고 했던 분들과 지금은 함께 여행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며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는 평생 친구들이 되었다.
토닥토닥)
* 6개월 아기인 엄마 딸! : 따뜻한 집에서 편히 누워서 안정감 있게 있어야 할 시간에 엄마 등에 업혀 불편한 시간들을 보냈었지. 너와 좀 더 눈 맞추고 네가 보내는 신호를 더 잘 알아봐 주며 집중했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하다. 내 생각에만 함몰되어 미래를 향해서만 달려갔던 많이 부족했던 엄마를 좋아해 주고 따라줘서 정말 고마워!!
* 초등교사가 된 엄마 딸 : 그 어린 시절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을 챙기며 한글을 가르치던 울 딸의 모습에서 엄마는 너의 재능을 봤기에 교사의 길을 추천했지. 교사가 되어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하다가도 다양한 어려움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면 교사를 추천했던 엄마를 자책하기도 해. 그래도 결국엔 "우리 애들 이뻐~"로 끝나는 네 말에 감사하고 또 고맙다!!
세상은 늘 죽을 만큼 괴로운 것들을 넘어서야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러니 지금 흐르는 눈물을 닦지 마세요.
마를 때까지 그냥 놔두세요. 눈물은 창피한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당신에게 눈물이 있다는 것은 영혼이 있다는 것,
사랑이 있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것,
그리고 뉘우친다는 것,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은 비가 그치자 나타난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것입니다.(주 2)
6개월 아기를 업고, 36개월 아이손을 잡고 12월 추운 겨울날 언덕을 넘어 30여분을 넘게 걸었지.
다른 아이들은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있을 시간!
엄마는 너희들을 데리고 힘들지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했어.
엄마가 성장해야 너희를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엄마는 그 길을 선택했지.
잘 따라와 주어 정말 고맙다.
그리고 엄빠가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건 미안하다.
주 1) Schwab. p.79
주 2) 이어령의 말 '영혼', 이어령, 세계사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