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글을 완성하다 겸손해졌다!.

과거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by 버들s

버들아! 너 연애하지?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알았어?

어제 지하철에서 둘이 있는 걸 봤는데 너만 엄청 웃고 있더라.

네가 더 많이 좋아하나 봐~~~~


그랬다. 연애시절 내가 더 좋아했다. 남편에게 푹 빠져 약속도 하지 않고 남편집 근처의 지하철역 앞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며 무작정 기다리기까지 했다. 그것도 여러 번........


나는 감정형이다. 좋아도 싫어도 얼굴에 티가 바로 나서 숨기질 못한다. 경상도가 고향인 남편은 엄청난 내향형에 꼼꼼한 사고형이다. 말이 없고 냉정하며 칭찬에 인색하고, 무표정하게 감정 없는 얼굴로 재미있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마음은 따뜻한데 그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흔히 말해 과묵한 '속 깊은 사람'인 것이다.


짧은 연애기간. 회사에서 남편을 지켜보며 업무 능력과 책임감 그리고 마음 씀씀이에 반해서 결혼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이성적이고 차가운 말 뒤에 숨어 있을 따뜻한 남편의 진심을 알아채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침묵이 주는 언어를 해석하느라 답답한 날들이 많았고, "남자는 하늘"이라는 남편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에 나는 이해심을 발휘하느라 부단히 노력했다.


함께 산지 32년. 지금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아는 동지애로 살고 있다.

아이들이 빨리 취업하여 독립하게 되니 칭찬에 인색한 남편이 "애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라고 해주고 주변에서도 "애들 잘 되어 부럽다"라고 해주니 나는 내가 잘해서 지금 우리 가정이 이만큼 살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브런치북을 쓰면서 그게 과거를 망각한 나만의 착각임을 깨닫게 되어 부끄럽고 미안했다.




우연하게 시작한 글쓰기,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지담 작가님의 브런치에 단어와 문장훈련을 하는 '가나다라마바...'에 덧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유산' 작가님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모임에서 엄유 작가님께 사인을 받고 돌아와 신나서 남편에게 자랑했는데, 그때 싸인에서 내 필명을 알게 된 남편이 나만의 글쓰기 공간인 브런치에 찾아와 내 글에 라이킷을 했다.


남편이 독자로 내 브런치에 방문한 날! 나는 독자님의 라이킷을 받고 필명이 특이해 들어가 보니 프로필 사진에 떡~하니 내가 아는 그 사진을 확인했을 때!!!! 어떻게 알았지? 라며 난 너무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남편 흉을 보며 썼던 글에 미안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ㅠㅠ

남편은 내 독자가 되면서 내가 브런치북을 만들게 되는 과정을 함께 했다.

가정을 꾸리게 아들, 그리고 '난 엄마처럼 아이를 못 키울 것 같아'라며 아기를 갖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딸을 위해 시작한 브런치북 '그때 엄마는....'


남편은 대문 사진으로 사용할 예쁜 사진을 찍고, 내 과거 기억의 오류를 바로 잡아주며 독자로는 라이킷 숫자를 채워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브런치북을 써가면서 부족한 엄마로서의 모습을 사과하고 싶었던 마음과 별개로 내가 잊고 있던 과거, 억압해 두었던 순간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부족하고 미흡했던 시절, 그때의 나의 삶에 묵묵히 그리고 단단하게 우리 가정을 지켜냈던 남편이 보였다. 새삼 남편이 대단해 보이고 우리 가정이 이렇게 자리 잡은 게 남편 덕임을 통감하게 되었다.


그 어린 철부지 아내와 어찌 살아냈는지, 그 어려움을 혼자 어떻게 감당하고 살았는지 참으로 대단하고 고맙다. 남아 있는 삶! 내가 더 잘하고 살겠다고 남편에게 다짐까지 했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남편의 깊은 마음속은 알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렇게 나에게 과거를 돌아보게 하며, 남편에게 한없이 겸손해지게 만든 덧글 쓰기!!

이제 마지막 '타, 파, 하'다


열네 개 글자 중 마무리를 장식할 덧글의 완성 편으로 나는 '타'에 내 삶의 성찰과 작가로서의 계획을 '파'에는 단어와 문장 훈련뿐만 아니라 브런치북을 만들며 과거를 돌아보게 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는 것. 그리고 마지막 '하'에 14주의 기간을 총평하는 것으로 주제를 정해 초안을 준비했다. 그리고 작가님의 타, 파, 하를 기다렸다.


드디어 작가님의 타 : 타진

(중략)

타인이 아닌, 나의 삶을 살아내야 했다.

타협이 아닌, 자의(自意)로서 나를 세워야 했다.

타박이 아닌, 포용으로 나를 안아버려야 했다.

타계가 아닌, 나의 세계 속으로 나를 성큼 들이밀어야 했다

타입이야 어떻든 무슨 상관이랴

타이밍이야 언제든 이 또한 무슨 상관이랴

타파해야 할 느낌이 왔다면 지금이 그때이며 지금 모습이 적격인 것을.(중략)


'타' 한 단어로 시작하여 각각 다른 단어로 시작된 작가님의 심오한 글에 나는 내가 준비한 내용을 덧글로 수정할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올려 버렸다.


나의 덧글 타)

타이머가 작동하는 내 인생

타잔처럼 뛰다, 날다

타르트 같은 달콤함에

타협하다

타르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린 날들...


타버린 꿈 앞에

타박상 당한 마음,

타자화된 삶을

타당한 이유 없이

타래처럼 얽힌 감정들에

타박만 하며

타성에 젖어

타원같이 제자리만 맴돌기도 했지만,


타고난 긍정으로

타격감 없이

타협점을 찾아

타인을 돕고

타진하며

타자기를 두드려 인생을 새로 쓰다가

타지에서 배움ㆍ성장의 인연을 만나

타종이 울리는

타이밍이 생겼다


타버려 없어진 줄 알았던 열정이

타닥타닥

타오르기 시작하니

타율이 적더라도

타요버스처럼 순수하게

타스만처럼 터프하게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나는 글쓰기를 통해 배우고 깨닫는 삶으로 그래서 덜 부끄러운 삶을 살아보려 한다.

역시 작가님의 글에 어울리는 덧글 쓰기는 너무 어렵다.


이제 '파, 하' 두 개 남았다.

'파'에는 글쓰기 훈련의 기회, 댓글에서 덧글로, 매거진 쓰다 브런치북으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해 주신 지담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잘 전하고 싶었다.


작가님의 글을 꼼꼼히 읽었다. 글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뜻보다 글을 쓰신 작가님의 의도와 노력을 보고자 집중하며 초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은 남은 두 단어를 어떤 주제로 쓸지 궁금해하며 더디 오는 일요일을 기다렸다.


드디어

작가님의 파 : 파악은 끝났다

(중략)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정돈하려면!

파지처럼 버려지던 내 인생 다시 써내려 가려면!

파열음에 소란하던 내 주변 잠잠케 하려면!

파국으로 치달리던 내 심정 안녕으로 보듬으려면!


파라솔 드리운 안전하고 시원한 그늘, 벗어나야지,

파전 뒤집던 앞치마,

파김치 담던 고무장갑 벗고

파스타 즐기며 나누던 수다도 멈추고

파마를 했다, 폈다, 외모에 쏟았던 관심도 줄이고

파수대 자처하며 남들 인생 참견, 간섭하던 시간도 그만......


파인애플처럼 딱딱한 무지와 습관의 거죽이

파괴되어야만 드러날 상큼하고 보드랍고 싱그럽고 맑은 내가 있다.

(중략)


좋은 작가로 가는 길이 좀 버거울 것 같이 느껴졌다.

나는 '소확행'을 즐기는 사람인데......

작가님 글에 덧글을 쓴다는 건 역시 어렵다. 그래도 잘 마무리해 보련다.


작가님을 향한 나의 덧글 '파 '


파란 하늘 아래

파종하듯 사유를 키워

파묻힌 삶의 지혜를 해체하듯

파고 들어서


파헤쳐진 진실한 정신의

파편들과

파상들이

파생되며 발견된 깨달음을

파급하는 사명의 길을 가시는 작가님!!


파초 노래 가사의

파초의 꿈처럼 오늘을 단단하게 살아가시며

파수꾼의 마음으로

파죽지세의 질병 없는 정신의 힘! 그리고

파워 있는 배움과 행동으로 발행해 주신

파동을 일으키는 글들을


파일에 담아

파기도

파쇄도 하지 않고

파문이 일어나는 그 진동으로 제정신의 질서를 바로잡아


파격이라 두려워도

파노라마에 기대어


파랑새를 찾아

파닥였던 순간들과

파고 높은 바다의

파도 같은 사건들로

파란만장했던 삶이

파울이 되지 않도록


파괴되어야만 드러날 상큼하고 보드랍고 싱그럽고 맑은 나를 찾아보겠습니다


라고 남겼다. '맑은 나' 작가님 글에서 이 단어를 보며 낯설지 않았다. 그러면서 스타벅스의 내 네이밍이 생각났다


'맑은 향기'


네이밍을 만들때 그냥 '맑은'이라는 단어가 좋아 맑은 향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었었다.


스타벅스에 가서 "맑은 향기님"하고 불릴 때마다 나는 맑은데 향기가 있나?라고 혼자 생각하곤 했던 그 맑은.....

함께 하게 된 인연인 걸로 합리화해 본다.!!!


대망의 마지막 하!!!!!

너무 기다렸다. 덧글 쓴 준비는 벌써 끝내두었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아 마음속으로 너무 좋아하며 이 기쁜 마음을 '하'에 담았다. 그리고 작가님의 '하'를 기다렸다.


작가님의 하 : 하루살이 같은 일상

하루하루 글을 써나가는 일상을 담아내셨다

(중략)

하염없이 매일 글쓰기를 강요당했던 나의 자아에게

하이라이트처럼 찰나의 빛을 선물할 수 있기를...

하모니카 부는 들숨날숨의 음률, 삶에 담을 수 있기를....

하트 모양의 버블, 내 속에서 마구 뿜어질 수 있기를.....

하룻밤의 꿈이 아닌, 그저 매일 쓰는 일상이 평범이 되기를....

하락하던 내 글의 정체가 조금씩 풀려 나가기를....

하품하던 내 이성이 이제 그만 새로이 숨쉬기를....


'하"로 끝내는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를 통해 나는 시작과 끝, 웃음과 탄식, 소리와 침묵을 하나의 숨으로 내뱉는다...


하.......


역시, 역시...... 너무 멋진 마무리다!!!!!!

나는 이제 어쩌지?

내가 준비한 글이 너무 어설프게 느껴졌다. 어린아이처럼 덧글 쓰기가 끝나는 게 마냥 신나기만 한 나의 덧글!!

어차피 난 초보작가, 어설픈 게 당연하다


나의 덧글 하)


하.......

하시게 만드는 상황들을

하수인 제가 이해하긴 어렵지만

하양 노트에 글 쓰는 게 버겁던 저는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재미로 덧글을

하게 되었고

하면서 완성된 글들에 성취감 마저 느껴져

하루하루 한 단어로 이어가는 문장에

하염없이 빠져들어갔습니다.


하라고

하지도 않았고

하겠다고 약속도 안 했는데

하다 보니 덧글

하는 것에 의무감이 생겨 계속

하려고 하는데 어떤 날엔

하도 생각이 나지 않아

하기가 벅차게 느껴져 가족들에게

하소연하다가

하등 중요하지 않다며

하찮다고 포기하라는 말을 듣고

하마터면 용두사미가 될 뻔도 했었습니다.


하나하나, 한 문장 한 문장에 의미를 부여

하고, 주제를 정하여 작성

하고 보니 완성된 문단을 연습하며

하루살이 작가에서 브런치 북을 발행하는 작가가 되어

하트를 받기도 하고

하모니를 꿈꾸는 작가까지 되었습니다


하여간 14주 동안 단어와 문장 훈련을

하자 삶도 관조

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니

하염없는 후련한 마음과

하회탈 같은 웃음으로 마무리합니다.


하하하하~~~


하달받은 사명이 계신

하늘 같으신 작가님 덕분에 많이 성장하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진짜, 끝났다!!! 아니다, 나의 덧글에 대한 작가님의 답글을 확인해야 한다.

두근두근!!


작가님의 답글)

(중략) 작가님과의 덧글 콜라보, 진짜!! 최고를 보여주셨어요!!!!!!!!!!

앞으로 더 큰 콜라보를 통해 하모니를 만들어갈 작가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우리 뽜이팅 해요!!!!!!!!!!


작가님이 덧글 콜라보라 해주시며 최고라고 칭찬해 주시니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하며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큰 콜라보를 위해 하모니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뽜이팅 해야겠다!!!!!!


사진) ko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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