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음을 이겨낸 하루
인간은 사실 매일을 극복하는 게 힘들어요.
젊었을 때는 앞날을 바라보고 가죠.
40세, 50세가 지나면서 점점 앞날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다음엔 순간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죠.(주 1)
오늘 남편의 정기검진 결과지를 카톡으로 받았다.
당화혈 색소 수치를 먼저 찾아본다. 6.2%
3개월 전 6.0%보다는 약간 올랐으나 다행히 경계범위 안에 있다.
나는 3개월에 한 번씩 남편의 정기검진 결과지를 받을 때마다 남편의 건강을 얼마나 잘 챙겼는지에 대한 성적표를 받는 느낌이 든다.
당뇨는 먹는 음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편은 회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한의사님 말씀)으로 5년 전 당뇨가 생겼다.
처음 당뇨인지 알았을 때 너무 놀라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단백질과 채소위주로 식단 관리를 시작하였다.
열심히 관리하니 점차 당화혈 수치가 안정권에 들게 되었다.
나름 힘들지 않게 당화혈 수치가 잡히니 안심이 되면서 한동안 먹지 못했던 좋아하는 음식들을 골고루 먹었다.
냉면, 국수, 카스테라, 떡볶이.........
그리고 정기검진에서 받은 당화혈 색소 수치가 무려 9.2 %로 평상시 7%대였는데 무려 2%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위험한 수치였다. 큰일 난 것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부랴 부랴 수치 관리에 나섰다.
연속혈당측정기를 구매하여 장착하였다.
그리고 식단관리....
그런데 한번 올라간 혈당은 식단관리를 해도 쉽게 안정이 되지 않아 널뛰듯 하였다
그래서 시작한 식후 빠른 걷기 운동.
남편은 일단 무언가 먹게 되면 무조건 걷는다.
매일 아침 먹고 걷고, 출근해서 걷고, 점심 먹고 걷고, 저녁 먹고 걷는다.
그러다 보내 매일매일 최소 2만 보 이상 걷는다.
예전에는 소파에 앉아 TV를 봤던 시간이 이제 걷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공부했다. 어떤 음식이 본인이 먹으면 얼마 큼의 혈당을 올리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혈당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이 남편이 먹으면 혈당을 더 올라가기도 하므로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법도 나름 체득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외식의 행복을 그냥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은 주로 주말에 먹는데 먹고나서 바로 걷기 시작하여 1시간 이상 걷는다.
남편은 그렇게 매일의 빨리 걷기로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걷기와 식단관리 한지 1년.......
7%대의 당화혈 색소가 6.0~6.2%대로 당뇨 경계 안의 수치에 들어간 것이다.
물론 약을 먹고는 있지만 정기 검진 때마다 점차 줄이고 있다.
그리고 나,
육류를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먹을까, 싫어하는 해산물을 보다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하고 싱싱한 야채를 매일 준비하는 등 남편 혈당관리를 위한 노력이 결국 나도 좋은 음식을 먹게 된 것이다.
저녁을 먹고는 나도 남편과 함께 걷는다. 그러다 보니 하루 만보이상은 걷는다.
그리고 주말에 거의 집안에 없다. 함께 걷는다. 공원도 가고 산에도 가고.....
아이들과 외식한 후 아이들과도 함께 걷는다.
걸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한다.
그날의 우리들의 이야기,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결국 당뇨병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매일매일의 끊임없는 운동으로 더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부부간의 시간 그리고 자녀와의 대화로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편은 귀찮더라도 매일 걷고 있다.
그렇게 성실하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남편을 나는 존경한다!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은 ' 함께 하기' 이다!
삶에서 진짜 귀한 것은 시간이에요
오늘의 24시간.
부자나 빈자나 24시간은 똑같아요.
시간의 본질은 성실입니다.
성실은 내 인생에 대한 예의예요. 자존과도 연결되죠.(중략)
루틴은 나를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거예요.
루틴이 튼튼하면 일상이 무너지지 않아요. (주 2)
하루하루 성실하게 걷는 남편처럼 나도 성실하게 글을 써보려 한다.
이 하루가 나의 루틴이 될 수 있도록.....
주)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정경화(주 1), 밀라논나(주 2). 조선일보.
사진 )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