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를 잘 찍자!

공부도, 일도, 사람관계도 마침표가 중요하다

by 버들s

" 시험 결과는 나왔어요?"

"그 일은 안 하고 싶어요!! "

직업훈련 수료하면서 자격증 시험에 응시 후 방문한 구직자이다.


" 교육이 어려웠어요? "

" 아뇨, 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근데, 전 그 일이 싫어요!!, 안 하려고요 "




20대 중반의 이 구직자는 첫 상담 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특성화고를 졸업 후 전공 관련분야로 취업은 했으나 5년 정도 일하니 몸에 안 좋은 곳이 생겨 전직을 희망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관심 분야 등을 직업 심리검사와 생활사 정보를 통해 상담 후 전직 직종을 선택,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직업훈련을 수강했던 것이다.


오늘 상담에 약속 시간보다 20분이나 늦게 도착했고, 다음 상담할 분은 미리 와 계시기에 상담을 빠르게 종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 그래요, 그 일 안 해도 돼요!. 꼭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자격증 시험 결과는요? 많이 어렵다고들 하던데..."


" 떨어졌어요. 그리고 이제 시험은 안 보려고요.

다들, 공부한 게 아깝다고 시험을 더 보라는데 전 하나도 안 아까워요. 안 보고 싶어요"


" 진짜 하기 싫구나~~ 그럼 따로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 아니에요, 아직 없어요."

" 그렇군요. 시험점수는 많이 낮아요?"

" 아뇨,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어요. 선생님이 제게 손재주도 있다고 하셨어요. 재미있는데 직업으로 하기는 싫어요. "


" 그럼 이 공부는 여기서 끝내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다른 일을 시작하려면 기존하던 것에 마침표를 잘 찍어야 해요. "


"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이 공부에 마침표는 뭘까요? "


말이 없다.


" 자격증 시험이 너무 어려운 건 아니죠?"

" 네, 조금만 공부하면 다음에는 붙을 수 있어요."

" 그런데 그 조금이 싫구나?"

" 네."

" 다음 시험은 언제예요?"

" 상시 시험이라 자주 있어요."


" 그럼, 일단 공부한 것에 마침표를 잘 찍고 그리고 다음 시작을 함께 의논해 보는건 어떨까요?.

아까워서 보라고 하는 게 아니고 마무리요. 뭐든 시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하거든요.


마침표를 확실하고 깔끔하게 찍어야 다음 시작도 홀가분해요.

이번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잘 기억해 둬요."


" 네. 선생님, 자격증 취득해서 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해준 사람이 없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래요, 우리 되도록 빨리 만나요.."



나도 마침표를 찍으며 살고 있다.

결혼 후 첫 직장에 12년 동안 다니면서 내가 해볼 수 있는걸 다해 본 후에 내 길이 아님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다들 퇴사를 만류했지만 나는 그 일을 그만두는데 후회 없이 내 마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고 훌훌 털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마음 아픈 구직자분들과의 상담이 많아져서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자 이상심리학 관련 도서를 읽다가 아예 임상심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자격증이 현재 일에 큰 도움은 없지만 퇴직 후 상담 관련 봉사를 하게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취득하고 나니 든든한 마음이다.


딸도 이번에 진로 관련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관련 도서를 많이 읽더니 졸업하면 공부한 게 있으니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할 거라고 한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일하고 밀접하게 관련은 없으나 엄마가 하는 일이고, 취득해 두면 본인에게 보험 같이 든든할 것 같다고 한다.



오늘은 내 옆자리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의 정년 퇴임식이다.

나는 오늘 교육으로 퇴임식 참여를 못하기에 어제 내 마음을 담아 깜짝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선생님께 드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롤링페이퍼를 만든 것이다.


처음 계획으로는 액자로 만들기 위해 액자까지 구입해 두었는데 동참해 주신 분들이 많아 두툼한 페이퍼북으로 만들었다.


오늘 퇴임식 끝나고 퇴근하시는 길에 전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왔다.


그동안 출장과 교육으로 자리를 많이 비운 짝꿍의 빈자리를 잘 채워 주셔서 감사했던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살아가는 힘은 " 삶의 마침표를 잘 찍기 위한 하루!! "이다.




우리가 그만두는 결정을 ‘제때 제대로’ 못합니다. 특히 반환시간은 에베레스트산 정상 바로 밑까지 올라갔을 때처럼, 목표 달성이 눈앞에 보일 때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불과 90m 남겨 놓고도, 반환시간을 지키기 위해 베이스캠프로 하산하는 사례도 있어요.

‘그만두는 것도 옳은 선택’이라는 강력한 학습 효과가 없다면, 정상을 향해 계속 가려는 욕망을 포기하기 어려워요.

비전 없는 직장에 계속 머물거나, 서로를 갉아먹는 인간관계, 손해만 보는 사업에 집착하게 되겠죠. 이제 그만하세요. 정상을 찍어도 하산하는 도중에 목숨을 잃습니다. 형편없는 대우를 받으며 불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이어가겠죠. 혼자 화를 삭이며 이별을 질질 끌 겁니다.


자본이 바닥나고 채무만 남게 돼요.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돌이킬 수 있는 반환시간을 기억하고, 그 시간에 이르면 그만하세요!”(주 1)


살다 보니 공부에도, 일에도, 사람관계에도 마침표를 후회 없이 깔끔하게 잘 찍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 1)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애니듀크, 조선일보

사진. ko_choi

월, 화,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