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뭐니?

좋은 거 하나만 있어도 잘 살 수 있다

by 버들s

'사랑'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오래오래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생각한다는 것을 사랑한다고 했던 겁니다.(주 1)




드디어 아들 결혼 날짜가 잡혔다.

둘 다 맏이에다 MBTI 성격유형이 'FP'다.


데이트할 때도 주말아침 " 오늘 몇 시에 나가?" 하면 언제나 답은 " 몰라요 "였다.

확실한 건 둘이 그날 데이트를 한다는 것뿐이다.

몇 시에 어디서 만날 건지, 만나서 무엇을 할 건지 당일날 모든 걸 결정하며 6년 가까이 만난 그 둘이 결혼 날짜를 잡아준 것이다.


10월 중순 준비해 준 퀴즈로 양가가 웃으면서 상견례를 한 후 결혼 날짜 잡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 브런치 가족이 한마음으로~'아들의 상견례')


요즘 예식장 예약이 어렵다고 하여 장소나 시간 다 신부 측에 맞춰서 잡으면 우린 무조건 따르겠다고 했었다.

'날짜를 빨리 잡아만 줬으면~' 하는 나의 급한 마음이 들어간 것이다.


매주 주말을 예식장 투어로 보낸 후에 결국 내 후년 1월로 양가 하객들이 편히 올 수 있는 곳을 찾아 예약한 것이다. 노력해 준 아이들의 마음이 고맙고 예쁘다.


이제, 며느리를 맞이한다는 것이 실감 난다.


우리 예비 며느리는 무엇을 좋아할까?


재작년 딸이 결혼할 때 사위는 뭘 좋아하냐고 물으니 '밥'을 제일 좋아한다고 하여, 딸에게 결혼하면 다른 집안일을 다 미루더라도 '밥'은 꼭 챙겨주라고 하고 우리 부부도 사위를 보면 밥부터 챙긴다


그리고 딸에게 사위와 왜 결혼하고 싶냐고 물으니 " 사위는 내 말을 잘 들어줘요, 얘랑 얘기하며 놀 때가 제일 재밌어요 " 한다.


그래서 나는 결혼해 살면서 ' 네 말 잘 들어주는 것' 그 장점 하나만 보고, 다른 건 요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며 살라고 했다.


완벽히 맞는 사람은 없으니 결혼 생활은 좋은 거 하나만 있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은 지금 재미나게, 행복하게 살며 이따금 내게 자랑을 한다


오늘도 딸이 사위에게 받은 문자를 보여주며 즐거워한다.

딸이 치킨이 먹고 싶어서 사위에게 자꾸 살이 찌는 자기를 말려 달라고 했는데 사위가 답변으로 보낸 이모티콘에 빵 터진 것이다.

" 넘 귀엽지?

엄마! 난.사위 덕분에 숨 쉬고 살아~ " 한다.


파워 'ESTJ'인 딸이 'NF'인 사위의 엉뚱한 면과 따뜻함에 여유를 갖고 숨을 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위는 내게 참으로 귀하고 고마운 사람이다.


아들은 예비 며느리가 성격이 좋아서 만난다고 했다. 아들이 결혼해서 성격 좋은 며느리랑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 다는 생각에 나는 벌써 행복하다.


우리 예비 며느리는 무얼 좋아하는지 아들에게 꼭 물어봐야겠다.


우리 아들, 딸이 행복한 것처럼 우리 사위와 며느리도 행복하길 바란다.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은 ' 상대가 좋아하는 거 해주기!'이다.


참고로 밥을 젤로 좋아했던 남편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건 '새벽에 종아리 주물러주기다' .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혈액순환이 안되서인지 새벽마다 다리가 저려 깨곤하는데 내가 조물조물 주물러주면 곧 다시 잠든다.

좋아하는건 나이가 들수록 바뀌어 간다.

새벽에 잊지말고 챙기기!!!




긍정적인 사람의 기억 극장은 웃음과 경외로 편집돼 있고,

부정적인 사람의 기억 극장은 비극의 이미지로 플레이되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무엇에 집중할지 신경 써서 골라야 합니다.

먹구름에만 초점을 맞추면 햇살이 눈부신 순간이 와도 알아차리기 힘들어요.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보거든요(주 2)


우리 아이들이 서로의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주 1) 이어령의 말, 이어령, 세계사

주 2)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리사 제노바. 조선일보


사진. ko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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