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어떤 도움이 될까?
무언가를 이루겠다, 해보겠다는 것은 안 해 본, 못 이뤄본 것이잖아.
그런데 자기 머릿속에 담긴 인식으로 자꾸만 판단하는 거야.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겠지?, 이렇게 해봤자 안 되겠지?라고 말이야.
안 가본 길은 그냥 가봐야,
아니 생각하지 말고 일단 행동해야 가야 할 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자기를 너무 믿는 자만(自慢)이 생각을 불러오고
그것이 머뭇거리고 망설이게 발목을 잡는 거야.
뭘 하겠다고 하면 일단 그냥 해야 해.
새로운 결과를 만들려면 새로운 습관이 필요하니까.
초기엔 머리보다 다리가, 이성보다 행동이 더 필요해.(주 1)
" 저는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일만 하고 싶어요. "
오늘 만난 청년 구직자가 취업시 희망하는 직무이다.
나는 구직 상담 후 구직자가 희망하는 구인정보를 검색, 분석하여 매칭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 사무직으로 취업했는데 남자라 그런지 가끔 현장에도 가야 해서 퇴사했어요 " 라며 본인에게 추천해 줄 업체에 미리 연락하여 사무실에서 앉아서만 하는 업무인지 확인하고 매칭해 달라는 것이다.
사무직으로 근속 경력이 많지 않고, 관련 직무 역량도 높지 않기에 사무실에서 앉아서만 하는 업무로 취업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취업이 어려울 수 있음을 안내하니, 본인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상담사에게 요청한다는 것이다.
' 사무실에 앉아서만 하는 일 '
구직자의 말에 17년 전 내가 처음 직업상담분야로 전직했을 때가 떠올랐다.
30대 후반에 '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나? '라고 전직을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직업상담사'를 추천받았다.
열심히 공부하여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일자리 기관에 바로 입사했다.
그 당시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비교적 취업이 잘되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은 있지만 경력이 없기에 취업설계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취업설계사가 하는 일은 구직 및 구인상담, 일자리 매칭,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 했다.
' 찾아가는 서비스 ' 란 상담사가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제공하는 종합지원 서비스로 센터 및 사업 홍보, 구직자 및 구인처 발굴, 동행면접 등으로 출장을 나가야 하는 일이다.
그때 함께 입사한 동기들이 직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듣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도 있는데 상담만 하는 게 아니고 출장을 다녀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꼭 끝에 붙는 말이
" 꼴랑 이 월급 주면서...."였다.
최저임금으로 급여는 적지만 상담분야라 나이가 들수록 전망이 좋다는 생각에서 오래 일하고 싶어서 전직한 분들이다.
그런데 출장을 다녀야 한다는 얘기에 받는 급여에 비해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결국 입사 후 얼마 있다가 퇴사하는 분들이 생겼고,
이후로도 기관장님과 팀장님이 면접 시에 "출장이 많다"라고 말을 하면서 채용했지만 결국 똑같은 이유로 퇴사가 반복되었다.
' 이 월급 받으면서.....'였다.
나는 찾아가는 서비스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센터 및 사업 홍보를 위해 홍보지 및 리플릿을 각 기관 및 아파트 게시판 등에 비치하는 일!
나는 취업을 도와주는 기관이 있는지 모르다가 우연히 직업상담사에 도전하면서 우리 기관을 알게 된 것이기에 나처럼 취업에 도움을 받고 싶은 간절한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었다.
취업상담 및 다양한 취업준비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제공해 주는 우리 기관을 더 많이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홍보의 도구로 쓰이기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구인, 구직 상담 및 동행면접도 열심히 나갔다.
왜냐하면 나는 구직 상담을 하고 일자리를 추천해 주는 직업인데 많은 직업에 대해 알지 못하고 특히 사업체 근무 경험이 많지 않기에 맞춤형 상담 및 적합 매칭이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직접 구인처를 방문하는 일을 다양한 업종의 근무 환경 및 구인 직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긴 것이다.
여성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리 사무원 직종도 제조업과 건설업, 운수업종에서의 하는 일과 근무환경이 각각 다르기에 직접 방문하여 근무 환경을 확인했기에 구직자에게 정확하고 자신 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업체를 다니면서 구인하는 사업체의 근무 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니 맞춤 매칭이 되어 구직자도 사업체도 만족하고 장기근속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전담으로 구직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는 기업도 생기고, 새로운 일에 잘 적응하여 활기차게 근무하는 구직자분들을 보면서 큰 보람도 느꼈다.
그렇게 나의 업무인 '찾아가는 서비스'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의 직무능력 향상에 보탬이 되는 활동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다음 스텝인 직업상담사 직무로 나아가기 위해 퇴근 후의 시간과 주말을 활용하여 성격 및 직업 심리검사 강사와 프로그램 운영 자격도 취득했다.
이를 지켜본 팀장님이 취업설계사로서는 처음으로 기관에서 취업특강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활용, 경력도 쌓게 되었다.
이후, 상위기관에서 취업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가능한 직업상담사를 급하게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 팀장님이 나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셨다.
그 기관에도 취업설계사가 여러 명 있었지만 프로그램 운영 가능한 사람이 없었기에 우리 기관까지 급하게 연락이 왔던 것이다. 그렇게 직업상담사 분야로 전직한 지 1년 6개월 만에 승진하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찾아가는 서비스에서의 경험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생에게 업종에 따른 사업체 환경 및 인사담당자가 희망하는 내용에 대해 생생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서 교육생들이 관심 직종 및 업종의 근무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그때 찾아가는 서비스를 열심히 했던 나를 두고 옆에 동료들이
"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해~", "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해. 살살해~! "라고들 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고 월급 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여겼던 것이다.
일이 맡겨졌을 때 업무를 잘 쓰이고 싶은 마음과 일을 하면서 성장한 직무능력, 하게 된 업무가 전체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원리를 잘 알면서 미래도 준비했던 게 도움이 된 것이다.
'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삶의 결과가 바뀐 것이다.'
지금의 나는 출장 갈 기회가 많지 않기에, 그때 현장에서 인사담당자에게 듣고 확인했던 내용을 지금도 가끔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 앉아서 하는 일만 할래요' 하는 청년 구직자가 내가 현장을 아는 상담사가 된 것처럼, 현장을 아는 사무직으로 근무하겠다는 마음이면 좋겠다.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은 ' 잘 쓰이자 '이다.
같은 행위일지라도 '쓰여야' 한다는 마음이 보태지면
'사소'한 행위는 '주요'한,
'가벼운' 행위는 '묵직'한.
'건조'한 행위는 '촉촉' 한 행위로 결산된다.(주 2)
나는 제대로 쓰이고 싶어서 노력한 것이다.
주 1) 엄마의 유산 _여섯 번째 편지 '가치'중에서. 김주원. 건율원
주 2) 관계의 발작과 경련_'0'을 만드는 삶 중에서. 김주원, 건율원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