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같은 삶!

혼자, 그리고 함께~

by 버들s

오르막길을 잘 오르고 싶었지만 내리막길을 모른 척했고,

마음에 천국을 짓고 싶었지만 지옥으로 만들기가 쉬웠고,

고유한 나만의 길을 원했지만 뒤로만 가는 착각에 휩싸였고,

사회생활을 잘하고 싶었지만 관계의 실체를 파헤치지 못했고,

나아가길 원했지만 낡은 인식과 기준으로 두려움에 차 있었던,

배움이 공부와 같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삶과 연결 짓지 못했고,

자립을 원했으나 정신의 힘이 약해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저항하고 싶었지만 관습에 길들여져 순응과 적응에만 민첩했고,

공부를 잘하고 싶었지만 왜 해야 하는지 제대로 질문하지 못했고,

스스로 선택한 삶이라고 믿었지만 타인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푯대를 향하지만 환경을 탓하면서 무기력과 패배에 빠져 있었고,

성장하고 싶었지만 괴롭고 두려워 낯섦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인 자신들로부터 내면의 바닥을 발견하곤

그 자리에서 멈출 수 없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엄마의 유산 2' 서문 중에서, 김경숙, 건율원)




배추는, 버릴 것이 없네.

겉잎은 햇볕에 말렸다가 삶아

된장 한 숟갈 풀어 넣으면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배추 시래깃국이 되고,

속잎은 살짝 씻어 쌈 싸 먹으면

입안에 겨울 햇살 같은 단맛이 스며든다.


배추는 참, 버릴 것이 없네.

도톰한 잎에 부침옷 입혀 노릇하게 지지면

고소한 배추전이 되고,

노랗고 단단한 알배기 속은

총총 썰어 소고기, 된장 만나

시원한 배춧국이 되어

하루의 고단함을 덜어준다.


배추는 진짜, 버릴 것이 없네.

깻잎과 소고기랑 함께하니 먹음직스러운 상차림

밀푀유나베가 되고,

각종 버섯, 채소들과 어울리니

따끈한 샤부샤부가 되어 건강을 책임져준다.


배추는 정말, 버릴 것이 없네.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과 하나 되면

아삭한 겉절이 되고

소금에 절여지는 시간을 견디다 만나면

김치가 되어 우리 식탁을 1년 내내 지켜준다.


배추는 참으로, 버릴 것이 없네.

세찬 비바람 견디며 속을 감싸준 겉잎도

그 겉잎이 지켜낸 단단하고 노란 배추속도

각각 저마다의 고유한 맛을 지니고 다른 채소, 양념과 어우러지면깊고 진한 맛을 낸다


나도 배추같이 버릴 것 없는 삶을 살고 싶네.


세상의 바람과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성장한 배추 겉잎 같은 지금의 나와

시간들을 거쳐 단련되고 다듬어진 배추 속 같은 내 정신으로

앞으로 내가 나아가는 미래의 시간들을


배추처럼 혼자서도 보탬이 되고,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소중한 유산으로 깊고 넓은 울림을 건넬 수 있는 삶으로 채워 가고 싶다.



오늘 김장하는 날!!

절여진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며 내년 1년 우리 집과 친정 엄마 그리고 딸 집 밥상을 든든히 책임져줄 김치이기에 더욱 정성을 담았다.


김치가 되는 배추!!

우리 집 냉장고에는 배추가 늘 준비되어 있다.

쌈 싸 먹고, 국 끓여 먹고, 밀푀유나베나 샤부샤부를 자주 해 먹기 때문이다.


배추로 음식을 하며 겉잎부터 배춧속까지 버릴 게 없고, 다른 재료랑도 잘 어울리며 건강을 도와주는 고마운 채소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주말 새벽 지담 작가님께 엄마의 유산에 담긴 정신과 계승에 대해 듣고, 김치를 담그면서 나도 배추처럼 혼자서도 그리고 작가님들과 함께 어우러져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속이 덜 찬 배추같은 작가지만 겉잎이 나름 튼튼하기에 좋은 정신으로 속을 단단하게 채워 노란 알배기가 되도록 노력해 보련다.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은 ' 보탬이 되는 삶'이다.





기회는 언제 올지 몰라요

사람마다 노력의 기준도 다 다르죠.

어떤 사람은 2만 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10을 하고도 부족하다고 해요.


그래도 확실한 게 있어요.

노력하면 발전해요.

문제는 내가 노력해서 발전한 만큼, 남도 노력해서 발전한다는 거예요,


거기서 갭이 생기죠.

그래서 노력에는 시간, 고통, 인내, 눈물이 꼭 따라요 (주 1)


노력은 참으로 정직하다.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노력한다.



주 1)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영표, 조선일보


사진. ko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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