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휴게소였다.

행복은 내 삶의 휴게소

by 버들s

상위 수준의 프레임이야말로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이며, 자손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자녀들이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도록 한다면, 거액의 재산을 남겨주지 않아도 험한 세상을 거뜬히 이기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는 것과 다름없다(주 1)




행복을 추구한다고

'소확행'한다면서

행복한 감정의 순간을 찾으려 애썼던 나,


삶은 행복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들만큼은 나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며

아이들이 행복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가며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잘 살고 있다고 느꼈던 나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고 찾는 것이라며

엄마가 그 본보기가 되겠다고

'행복, 행복'을 남발하고 살았던 나.


내가 생각한 행복의 조건이 만들어진 순간

그 완성된 조건이 깨질까 전전긍긍하며

새롭게 닥칠 문제들에 미리 겁을 내고

그냥 이 순간이 영원하고 싶다고,

그래서 이대로 죽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나의 어리석음과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어리석음과 마주하게 된 계기가

내가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안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서다.


매일, 매시간 소확행을 찾으며 커피 한잔, 맛난 음식, 좋은 날씨를 보며 행복하다 했었고,

나의 모든 일상을 행복이라는 틀에 끼워 맞춰 살고 있으면서 잘살고 있다, 완벽한 삶이라고 허세까지 부렸다.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 행복을 잘 찾는 사람이라는 허세.......


'엄마의 유산' 공저가 가능한 글쓰기 힘을 키우기 위해, 브런치에 100일 동안 매일 글을 발행하기로 스스로 목표로 세웠다.


일과 가정만 챙겨도 바빴는데 글을 매일 쓰기 위해 읽지 않던 철학책, 인문학 책을 읽고 새벽 독서와 새벽 모임까지 하게 되다 보니 매일매일이 무척 버거웠다.


몸에 이곳, 저곳이 아프기도 하면서 힘들었다.

행복하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지 않다.

그냥, 감사하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해대고 있다.


배우고 깨닫고, 나를 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면서

나의 고집과 부족함에 마주하게 되니

부족한 내 옆에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감사할뿐이다


50대 후반에

지금이라도 알게 되고 깨닫게 된 것도 감사하다


부끄럽다.

내가 맞다고, 맞다고 생각했던 걸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남기겠다며 글로 쓰겠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부끄러워도 다시 알려주고 싶다.

엄마가 잘못 알았다고

삶은 행복하려고 사는 게 아니라고

엄마처럼 행복을 목표로 살지 말라고

행복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고

'소확행'이라며 행복을 짜내지 말라고

엄마처럼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알려주려 한다.


그래서 사실을 묘사하는 연습을 한다.

칭찬도 뭉뚱그려하지 말고 콕 집어서 표현해 주는 것처럼

행복하다는 한 감정으로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고

사실에 입각하여 묘사하련다


"커피 향이 참 좋다,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렇듯 자세히 묘사해야겠다

단순하게 한 단어로 끝냈었기에, 사실을잘 묘사하기가 쉽지 않다.


어휘력을 늘려야 한다

그래도 '행복하다' 한마디로 끝내지 말자.

'행복하다'는 한마디로 단정하지 말자.


그러고 보니 아이들한테만이 아니고 남한테도 행복해 보이려고 했다

카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올리고 '소확행'이라고 계속 써왔다.

행복이 마치 내가 살고 있는 목적인 것처럼...


행복이 삶의 목표가 될 수 없다.

행복은 맑은 날씨와 같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이 있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나는 매일이 화창하기만을 바라고 찾으며 스스로를 행복이라는 프레임에 가둔 것이다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쾌락에 길들여지지 않고

감정으로 선택이나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삶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삶의 주인으로 삶에 의미를 찾기로 했다.

설령 그 길이 힘들고 피곤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고통이 나를 불행하게 하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알고 믿는다.


'행복은 내 삶의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로 가는 길에 가끔 만나는 휴게소일 뿐이다.

나는 더 이상 휴게소에 머물기 위해 속도를 늦추거나 길을 바꾸지 않겠다.'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가까운 미래나 현재의 일도 늘 상위 수준으로 프레임해야 한다.

일상적인 행위 하나하나를 마치 그것을 먼 미래에 하게 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의미중심으로 프레임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주 1)


의미중심, 가치 중심으로 판단하는 습관으로 평정심을 갖고 평온한상태를 유지해보련다


주 1) 프레임. 최인철. 21세기 북스


사진. sj_choi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