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둥지 증후군 벗어나기!
주말에 모임 친구의 자녀 결혼식이 있었다
모임 사람들과는 30년 정도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의 가족에 대해 잘 알기에 만나면 할 말이 많다.
그런데 최근 두 딸을 결혼시켜 우리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모임의 막내 표정이 어두웠다. 이유는 애교 많던 두 딸들이 비슷한 시기에 분가하게 되니, 집에 남편과 덩그러니 남아 허전하고 웃을 일도 없이 우울하기만 하다고 한다.
'빈 둥지 증후군'이 온 것이다.
새끼들이 다 자라 날아가 버린 뒤 텅 빈 둥지를 지키는 어미 새의 마음인 것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7년 전 두 아이가 비슷한 시기에 취업이 되어 집에서 독립했을 때 남편에게 '빈 둥지 증후군'이 왔다.
"이제 애들도 다 독립했으니 일 안 해도 되겠어, 회사 그만둘래"
오랫동안 가정 경제를 책임져왔기에 고단한 마음, 쉬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퇴사한다고 해서 남편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말이 점점 더 없어지고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 사는 게 재미없다, 집이 허전하다"는 등의 말만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우울감이 크게 온 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주변에 반려인들이 강아지가 삶의 큰 기쁨이라고들 하셔서 강아지나 고양이 분양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고요하던 집안에 활력이 돌아 남편이 좋아지게 되는 장점은 있으나, 이제 집에서의 엄마 역할에서 벗어나 여유가 생긴 나에게 다시 일거리가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이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강아지가 왜 그렇게 좋아요?"라고 반려인들에게 질문을 하고 다녔다
"집에 들어가면 강아지가 젤 반겨줘!,
아무리 늦게 들어가도 현관문 앞에서 나만 기다리고 있어!,
나만 졸졸 따라다녀!
나만 쳐다보고 있어!
나를 웃게 해 줘!
왜 좋은지 이유를 들어보니 강아지가 주는 관심과 사랑이 삶의 기쁨이 되고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강아지 입양을 포기하고 내가 남편의 반려견이 되기로 결정했다!!
반려견의 마음으로 옆에 꼭 붙어서 관심과 사랑을 주고, 웃음을 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오버스러운 행동을 시작했다
남편이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문으로 얼른 다가가서 큰 소리로 인사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안으면서 엉덩이를 토닥거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몰래 숨었다가 깜짝 놀라게 해주기도 했다. 원래도 밝은 성격인데 거기에 더 오버하는 행동을 하니 남편은 어이가 없는 웃음을 지었다.
난 남편의 그 어이없어하는 웃음이 좋았다. 어찌 되었든 웃으면 된 것이다.
남편의 웃는 모습을 보면 그날 내가 할 일을 다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남편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많이 했고, 주말이면 캠핑이나 둘레길 걷기 등으로 계속 밖으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여행을 많이 다녔다. 집을 벗어나 좋은 공기 마시며 걷고 생활하다 보면 또 한주를 살아가는 에너지가 생겼다. 내 지인들과는 되도록 평일 낮에 연가나 조퇴를 써가며 만났다.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나 주말에 남편 혼자 있게 두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그러게 6개월, 1년 정도 보내고 나니 남편이 점점 좋아졌다. 그렇게 둘이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결국 남편의 '빈 둥지 증후군'을 벗어나게 된 것은 나의 관심과 사랑이었다.
모임 막내에게 우리의 사례를 들려주며 남편에게 집중하며 애정도 표현해 보고,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권해주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취미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조언을 해주었다.
그렇게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모임 친구들은 결국 '부부로 시작해 부부만 남게 된다'라고 말을 하며 부부만의 생활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노후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고 얘기를 나누었다.
부부만의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우리의 정답은 '관심과 애정 표현'이었다.
서로에게 관심을 주고 좋은 말로 표현해 주는 것.
'자녀들에게 해주었던 표현을 남편에게 해주자, 남편을 아이들 대하듯이'
쉽지 않을테지만 도전은 해보자 였다.
요즘 나에게 '글쓰기' 취미가 생겼다
글쓰기 하며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서도 잘 놀게 된 것이다.
덕분에 남편도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다.
남편은 영화를 본다.
이제 우리는 혼자서도 잘 놀고, 함께도 잘 노는 부부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남편에게 관심 주고 애정 표현하기'
왜냐하면 내 삶에 가장 우선순위는 남편이기 때문이다.
[ 마음의 봄 ]
아무리 늦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마음의 봄은 계절과 달라서
한겨울에도 내가 봄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으면
봄이 찾아오고 한여름이라도 준비가 안돼 있으면
마음이 꽁꽁 얼어 봄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세상은 본래부터 내 뜻대로 다 되지 않으며
설령 내 뜻대로 된다고 다 좋은 일도 아니라는 걸 알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마음이 괴롭지 않습니다.
내 마음의 봄,
내가 만들어보세요 (주 1)
내 마음의 봄,
우리 부부의 마음의 봄을 '서로에게 관심을 주고, 애정을 표현'해 가며 만들어 가고 있다
주1)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정토출판
사진.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