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부여하는 거야!
존재감(存在感)이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하는 행동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나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자는 시간, 쉬는 시간을 쪼개어 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올초 회사에서 현장 전문가를 선발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직무별로 공식 1호 멘토를 선발하는 것이다.
공고를 내면서 수요조사를 먼저 진행했기에 나는 공고를 슬쩍 보고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신청서를 작성하려고 하니 작성할 내용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막막했다.
재직중 현장에서 일어난 상황에 문제를 인식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 행동, 그리고 결과를 서술해야 한다. 정성ㆍ정량 평가로 관련 증빙자료도 찾아서 첨부해야 하는 것이다. 자료를 찾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하는 것이다.
근무하는 인원수에 비해서 선발인원은 극소수다. 선발이 될 수 있을까? 선배들과 경쟁을 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로 내 시간은 이미 꽉차 있기 때문에 주말이나 퇴근 이후 시간을 빼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선발된다고 특혜가 많지도 않다. 멘토 1호라 일이 더 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원을 포기할까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투자한 시간에 비해 얻을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요조사때 신청하겠다고 의사표현을 했던게 마음에 걸렸다. 물론 안한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내 마음이 문제였다. 약속을 어긴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은 마음.
그래서 일단 신청은 해보자로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준비하면 할수록 너무 광범위해서 생각보다도 훨씬 자료찾는게 어려웠다. 전에 근무했던 부서와 예전에 근무했던 기관에까지 자료를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옆에 나보다 일을 잘하는 선배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이 안될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그래서 처음 신청하겠다고 손든 내 행동에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신청 하려고 했을까?
잘난 척 우쭐거리고 싶어서? 인정욕구? 비슷할 수 있지만 아니다. 선발이 쉽지 않기에 신청했다가 탈락되면 더 창피해질 수 있다. 신청하지 않으면 "아깝다, 신청했으면 선발되었을 텐데" 라며 위안의 말이라도 할 수 있고 주변에서 "신청해보지~" 라는 말이라도 들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발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괜찮다. 부끄럽지 않다. 나보다 더 노력한 사람이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지원한 걸이라는 후회보다 도전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은 것이다.
그래도 왜 지원하려는지 내 마음을 표현할 확실한 의미를 찾지 못해서 자료를 준비하면서 자꾸 짜증이 나고 포기할까라는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새벽 독서 모임에서 '존재감'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내가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알리고 싶은 것이다.
선발 유무를 떠나 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다.
그리고 내 경력을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제 작성을 시작하련다.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했으며 어떤 행동을 했는지 꼼꼼하게 작성해 보련다.
성공한 내용뿐만 아니라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계획들도 작성하련다.
내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존재감(存在感)을 드러내련다.
먼저 시작하면 쉽게 명성을 차지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유리하다. 나아가 일을 멋지게 성공시키면 즉시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
명성을 얻고 싶다면 이미 잘 알려진 일에서 두 번째가 되기보다는 낯선 분야에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현명하다.(주 1)
아, 1호라는 의미도 있다. 도전!!!
주 1)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타커스, 2026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