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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Jul 16. 2023

공감 세분화

우리는 제대로 공감하고 있나요?

가난한 친구에게 깔끔하게 수선한 옷을 공짜로 건네면, 내 친구는 어떻게 생각할까? 친구는 ‘나에게 이걸 왜 주는데?’라며, 화내기도 하고 창피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의 입장이 되어 고려하는 것이 내적 공감 역량이다.

“우린 친구잖아!”하며 그냥 건넨다.  


공감 역량

“공감 역량에 대하여 설명하세요.”

영국 세컨더리 스쿨(한국의 중학교 해당) 1학년 과목 중의 하나인 “시민 교육*”수업의 최우선 주제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한다는 것은 “내 스스로 다른 사람의 신발을 기꺼이 신어보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이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이 그를 힘들게 했는지, 그중 나와 맞지 않는 것이 있겠지만, 또 어느 정도는 수긍하는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인식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내적 공감 역량(empathy)과 외적 공감(sympathy)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공감 역량이란 공감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그 자체 이상을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상황과 감정을 고려하는 내적 공감 능력(empathy)이다. 슬퍼하는 친구에게 다가가 같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외적 공감(sympathy)이다. 즉, 공감 역량은 상대방이 되어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그 이유를 분석하는 내부의 지적 능력이다.  


공감 부재의 시대

주변을 보면 ‘공감 시대’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모든 갈등은 공감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동물과의 교감이 사회에서의 공감 부족을 매워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며칠 전 사회부 기자가 ‘유 퀴즈’ 방송(202회)에 나와 “기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라는 말을 전할 때, 괜스레 찡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현대 사회의 제일 문제가 바로 공감의 부재, 그리고 제대로 공감할 줄 모르는 것다. 모든 사회적 갈등, 즉, 정치적 대립, 세대 갈등, 빈부 갈등, 저출산 문제, LGBTQ, 그리고 소통의 부재의 근본은 상대방(상대편)의 입장에서 고려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와 같은 “내적 공감 역량”이 된다.


감정적 공감이 수반 안되는 이성적 공감

우리는 가끔 마치 판사나 기자들이 하듯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감정적 공감 없이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실수를 가끔 한다. 한 사람이 현 상황이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우리도 모르게 “주변을 봐, 너만 힘든 게 아니야. 모든 사람은 말 못하는 어려움이 다들 있어.”라고 현실적 이야기를 하지만, 상대방은 이런 우리와 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지, 누가 그렇게 했는지, 또는 조용히 상대방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힘들었구나.”라고 그와 감정적으로 공감했어야 했다.


공감 세분화

공감이라는 것을 세분화하면, 내적으로 진행하는 이성적 공감과 감성적 공감, 그리고 겉으로 표현하는 감정 표현이 있다.  

이성적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감성적 공감은 내 스스로 상대방이 된 양 느끼는 내적 감정이다. 그리고 감정 표현은 상대방과 가까이서 함께 하는 것이다. 

공감 세분화의 단계에 따른 공감의 수준


가장 고귀한 공감은 부모나 친구와 같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인 동정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낮은 수준의 공감 수준은, 공감능력이 전혀 없거나 감정적으로 그 순간에는 동의하나 이성적 분석으로 넘어가지 못하거나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는 순간적 공감에 그치는 것이다.  


사회에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소통이다. 소통에서 상대방과 감정을 같이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그 안에 본질적인 것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내적 분석을 하는 이성적 동감이다. 그러고 나서, 상대와 동화되어 감정표현을 하거나,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중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적 공감 역량은 교육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분위기를 조성하여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내적 공감 역량을 성장시킬 때, 개인이 어른으로 성장하고, 소통하는 성숙한 시민 사회로 성장한다.  


* 시민 교육(citizenship education): https://www.teachingcitizenship.org.uk/what-is-citizenship-education/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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