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 (feat. 염창동 빵집 ‘꿀곰’)
첫째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고, 둘째와 함께 어린이집에 가는 길은 퍽 여유롭고 즐겁습니다. 집에서 어린이집은 10분 거리인데, 40분의 여유가 있어 도시임에도 곳곳에서 계절이 보이고, 날씨를 느낄 수 있어요. 놀이터에 들러 둘만의(아이 둘 이상인 분들은 아시겠지만 둘만의 시간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죠!)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그 시간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단골 빵집이나 카페에 들르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그런 가게를 좋아합니다.
그런 가게에서는 사람의 향기가 나요.
사람의 향기가 난다니, 무슨 말일까요? 가게 곳곳에 마음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정형화된 틀에 맞게 가장 잘 팔릴 것 같은 방식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프랜차이즈 매대와는 달라요. 마치 “나를 애정해 줘.”라고 빵 하나하나가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매대 사이사이의 소품들이 그 가게 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런 가게에 가면 사장님의 스토리가 궁금해집니다. 어떻게 베이킹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떤 빵을 특히 좋아하시는지, 앞으로 어떤 빵을 만들고 싶으신지. 그분의 빵에 대한 철학이 궁금해져요.
그리고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가게에는 ‘관계 맺음’이 있습니다. 자주 아르바이트생이 바뀌는 가게에는 내가 매일 찾아가도 관계가 잘 맺어지지 않아요. 그런데 주인이 맞아주는 가게는 달라요. 단골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대해 주시고, 기억해 주세요. 저는 늘 아기와 함께 가니 단골 가게 사장님들이 더 잘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아요. 간혹 서비스를 얹어 주실 때도 있어요. 어제는 무려 ‘크림빵’을 서비스로 주셨어요. 공짜로 무엇을 얻었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기억해 주시고 단골로 여겨주신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따뜻함이 마음에 퍼져요.
그런 가게는 단지 빵만 파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사장님의 애정과 꿈을 함께 팝니다. 그리고 그것을 먹으면서 저도 꿈을 꾸게 되어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다는 그런 꿈을 말이죠. 그냥 남들 다 하는 교육 말고, 나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고 힐링할 수 있는 사람의 향기가 나는 프로그램.
저는 신규 초등교사 시절에 저의 일을 정의할 때,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유년 시절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일. 이를 통해 자신의 삶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일.
유년 시절의 좋은 추억과 경험은 어른이 되어 난관에 부딪쳤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힘이 되어 줍니다. 그래서 저는 초등교사를 단지 초등교육과정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학급을 운영할 때 추억을 만들 수 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여러 가지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지금은 언젠가 독립을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지만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제가 만난 아이들과 학부모가 단지 공부만 잘 하게 되고, 좋은 대학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결과도 좋아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하는 경험 역시 의미 있는 것이길 바랍니다. ‘과정’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요.
사장님의 스토리가 담긴 빵을 먹으며, 저의 스토리가 담긴 교육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가게는 내 삶에도 영감을 불어넣어 주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을 문득 미소 짓게 하는 사람, 나의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진심을 덤으로 얹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