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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서 Dec 29. 2019

5. 지금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 제 7 장 > 직장을 고민하는 청춘에게


“얘들아 거기 가봤어?”

“어디?”

“우리 카페 인테리어 끝나고 다른 카페로 오픈했더라.”

“아아, 아니 안가봤지. 한 번 가봐야지”

“아직 인스타그램에는 우리 카페 태그가 올라오더라고. 내부가 그대로니까 손님들은 가게가 안 바뀐 걸로 아는 것 같아.”   

  

2019년 말, 마지막 영업일 이후 오랜만에 샤로수길을 찾았다. 1~2주 만에 방문했을 뿐인데 벌써 동네가 낯설다. 활기찬 메인 거리를 지나, 사거리에서 오론쪽으로 꺾으면 우리 가게가 보이곤 했다. 이젠 다른 가게의 간판이 보인다. 오프라인에는 사라졌지만 인스타그램에는 아직도 카페의 태그로 사진이 올라온다. 손님들은 내부 인테리어가 변하지 않아서 가게 이름이 바뀐 것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내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것처럼.     


매일 아침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카페를 창업하고 영업을 종료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하고 싶었다. 글쓰기 강의를 검색했고 한겨례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100일 글쓰기 강의를 등록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00일 동안 매일 1편의 글을 쓰는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A4용지 한 페이지를 어떻게 채우지?'라고 생각했지만, 쓰다보니 페이지가 훌쩍 넘어갔다. 암울했던 고등학교 시절,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20대, 직업을 구한 이후에도 방황했던 일들이 기억났다. 내 얘기를 쓰면서 삶을 정리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게 즐겁게 느껴졌다.      


독서모임도 만들었다. 가까운 지인들을 모아 시작했다.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 인상깊은 구절에 표시를 하고 서로 나누고 싶은 질문이 있으면 적어온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닌 책을 두고 대화를 나누니 서로에 대해 깊게 알게 됐다. 책도 꼼꼼히 읽게 됐다. 벌써 7회차의 모임을 앞두고 있다.      


유튜버가 되기 위한 준비도 진행중이다. 세계를 여행하며 선한 영향을 남기고 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중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 한 달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요즘은 함께할 사람들과 모여 계획을 짜기 바쁘다.      


카페 사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어졌지만 하고 싶은게 많아졌다. 창업을 하기 전과 하고 난 후에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시작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일단 환경 속으로 들어간다. 혼자서 하기 보단 사람들을 모아서 시작한다.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관심가는 분야가 생기면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면 배울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이 분야의 최고를 찾아보고, 교육과정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며 목표를 향한 사다리를 놓는다. 일단 배움 속으로 몸을 밀어 넣고 나면 결과가 나온다. 그곳에 발을 담고 있는 나의 모습으로 말이다.     


무슨 일이든, 우린 할 수 있다. (https://www.notsoporangi.com/news/just-close-your-eyes-and-say-i-can-do-it)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아무리 두렵게 느껴지는 일도 대부분은 누군가가 이미 한 일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려워 보여도 이미 누군가가 갔던 길이야. 그러니 나도 할 수 있어!’ 하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아무도 ‘너는 할 수 없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이제는 안다. 능력을 한계짓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내가 가진 능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하자. 생각을 바꾸는 순간 벽에 부딪혀도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더이상 카페사장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 독서모임의 리더, 유튜버, 1인 기업가라는 타이틀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완성된다면 투 잡이 아닌 N잡러가 된다. 투 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관심분야를 찾자.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를 보고, 일단 환경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의 무한한 능력을 믿으면서.     





'투 잡, 누구나 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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