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이야기
사랑했을까, 지켰을까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랑 이야기는
확실한 고백도, 분명한 결말도 없다.
그래서 더 오래 논쟁이 되고, 더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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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는 사제였다.
사제품을 받은 뒤 평생 독신을 유지해야 했고,
공식적으로는 연애도 결혼도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성직자와는 달랐다.
극장 음악을 쓰고
오페라 무대에 드나들며
젊은 여성 가수들과 긴밀히 작업했다
이미 베네치아에서는
“비발디는 사제답지 않다”는 시선이 많았다.
그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안나 지로다.
안나 지로는
비발디의 오페라에 자주 출연한 젊은 가수였고,
비발디는 그녀의 목소리를 위해 곡을 썼다.
그녀를 어디든 데리고 다녔고
공연 계약도 함께 움직였으며
말년까지 곁에 있었다
그래서 소문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그들은 연인이다.”
비발디는 공식적으로 이를 강하게 부인한다.
“나는 그녀를
딸처럼 보호했을 뿐이다.”
그는 늘
안나의 언니도 함께 동행했고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다.
그럼에도 평생 곁에 있었다는 사실.
오늘날 많은 연구자들은
이 관계를 이렇게 해석한다.
연인이라 단정할 증거는 없지만
단순한 동료 이상이었고
정서적 의존은 분명했다
비발디에게 안나 지로는
사랑이었을 수도 있고,
세상과 연결된 마지막 끈이었을 수도 있다.
특히 말년,
명성과 수입을 모두 잃어가던 시기에도
그녀는 곁에 남아 있었다.
비발디의 음악에는
열정적인 사랑의 고백은 드물다.
대신,
빠른 생동감
반복되는 에너지
그러나 감정의 깊은 체류는 없다
그의 사랑 역시
불꽃보다는 지속과 동행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