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사랑 이야기

예술가의 이야기

by 레몬푸딩

― 사랑마저 무대 위에 올렸던 사람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은
조용한 고백이나 은밀한 동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사랑은 언제나 격렬했고, 공개적이었으며, 삶 전체를 뒤흔들었다.

리스트는 단순한 작곡가가 아니라
19세기 유럽을 열광시킨 최초의 ‘스타’ 피아니스트였다.

그의 연주회장은 음악회라기보다 하나의 사건에 가까웠고,
청중은 연주를 듣는 동시에 그를 ‘보러’ 왔다.
그만큼 그의 사랑 역시
사적인 감정보다 공적인 드라마에 가까웠다.

첫 번째 거대한 사랑은 프랑스 귀족 부인 마리 다구와의 관계였다.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함께 유럽을 떠돌았고,
그 격정적인 시기에 탄생한 작품들이 바로
피아노 모음곡 《순례의 해》이다.

이 사랑은 자유롭고 뜨거웠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두 사람 모두 강한 개성과 야망을 지닌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만난 카롤리네 비트겐슈타인 공주는
리스트의 삶을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번 사랑은 열정보다 사색에 가까웠고,
그는 점차 연주자로서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작곡과 종교적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리스트는 결국 성직자의 복장을 입고 말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 안에도 여전히 사랑의 열기가 남아 있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알 수 있다.
선율은 과감하고, 화성은 뜨겁고, 감정은 숨김이 없다.

그는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사랑이 삶을 흔들면,
그 흔들림을 그대로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리스트에게 사랑은
비밀이 아니라 무대였다.